다이어트 중이라면 운동과 함께 꼭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식단이다. 식단 조절 중 참을 수 없는 것이 짠맛, 단맛, 매운맛의 유혹이다. 한때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매운 음식을 즐겨 먹으면 살이 빠진다”는 말이 유행하면서 매운 음식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도 있었다. 매운 음식에 들어있는 캠사이신 효능이 주목받으면서다. 고추에 들어있는 캡사이신은 체온을 높이고 신진대사를 촉진해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킨다. 하지만 매운 음식 대부분에 소금이나 설탕 등 많은 양념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를 통해 다이어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 과도한 매운 맛은 복통과 속쓰림, 심한 경우 구토 증세를 유발할 수 있어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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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운음식 먹으면 일시적 포만감...복통, 속 쓰림, 설사 유발하기도
미국 와이오밍대 약대 연구팀은 고추 속 캡사이신 성분이 에너지를 축적하려는 백색 지방의 에너지를 연소시키도록 유도하는 수용체 'TRPVI1'을 활성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매운 음식은 일반적으로 먹는 속도를 늦추게 하고, 이는 뇌가 포만감을 느끼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준다. 고추 속 캡사이신은 포만감을 증가시키는 호르몬인 렙틴의 분비를 촉진하고 교감신경을 자극해 지방 분해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고추 외에도 마늘 속 알리신, 후추의 피페린 등도 같은 수용체를 활발히 만든다.
미국 오클라호마대학 연구에서는 캡사이신이 함유된 고춧가루알약을 복용한 실험집단은 상대 집단보다 278kcal를 더 소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고춧가루 알약은 1알로 80분 걷기나 25분 달리기에 해당하는 열량 소모 효과를 냈다.
하지만 매운 음식을 즐겨 먹는 것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는 할 수 없다. 한국인이 즐겨 먹는 떡볶이·마라탕·국물·국수·각종 볶음·찜 등 매운 요리에는 캡사이신의 지방제거 효과를 무색하게 만들 만큼 소금·설탕·감미료 등 많은 양념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캡사이신으로 태울 수 있는 열량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게 되기 때문에 칼로리 감소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매운 음식을 자주 먹으면 화장실을 자주 가 이를 ‘살이 빠지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캡사이신이 체내에 잘 소화되지 않아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다. 과도하게 매운 음식은 복통과 속 쓰림, 설사 등을 유발한다.
매운 맛 다이어트를 성공하려면 칼칼한 맛을 내는 고춧가루·청양고추 등의 양념이나 채소를 곁들이는 게 좋다고 했다. 캡사이신은 소화를 돕기 때문에 육류와 함께 먹으면 유리하다. 닭가슴살·소고기·지방이 적은 돼지고기 등을 먹을 때 생으로 곁들이거나, 함께 굽거나 볶아 먹는 것도 좋다. 고추는 지용성 식품으로 고추기름을 만들어 육류와 곁들이는 것도 궁합이 좋다.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식용유를 끓인 뒤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을 넣으면 된다.
하지만 매운 음식은 위와 십이지장의 점막을 자극해 위산 분비를 증가시키고, 이는 위염이나 십이지장염, 위궤양 등 위장 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고혈압이 있는 경우에도 매운 음식을 섭취할 때 주의해야 한다.
◆ 달고 짠 음식, 인슐린 수치 올렸다가 급격하게 떨어뜨려 허기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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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맛은 다이어트에 어떨까. 다이어트 중 강조되는 것이 '저나트륨'식이다. 실제로 나트륨은 위 장관의 운동 속도를 높여 음식의 소화 속도를 빠르게 하고, 허기를 자주 느끼게 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짠맛은 우리 뇌를 자극하는데, 짠 음식을 먹으면 ‘맛있다’는 기분이 들면서 평소보다 더 많은 음식을 섭취하게 된다. 또 높은 나트륨 함량으로 체내 수분 조절 및 혈압 조절에 방해가 될 수 있다.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짠맛을 줄이고, 허브나 향신료를 활용해 음식의 감칠맛을 높이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칼로리를 조절하면서도 음식의 맛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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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중 가장 피해야 할 음식은 탕후루를 비롯해 약과나 마카롱, 크로플 등 당분이 높은 식품이다. 이들 식품은 이른바 ‘혈당 스파이크’를 유발한다.
혈당 스파이크가 위험한 이유는 우리 몸이 항상 일정한 혈당을 유지하려 하기 때문이다. 혈당이 급격히 올라갔다 내려가면 우리 몸에 큰 스트레스를 준다. 유해물질인 활성산소가 발생해 혈관 벽이 손상되거나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또 혈당 상승을 막기 위해 인슐린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므로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이 혹사당한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우리 몸이 인슐린 호르몬에 둔감해지면서 각종 질병 위험이 커진다. 두통이나 갈증, 만성 피로감부터 심각한 성인병까지 나타날 수 있다.
박초롱 부산365mc병원 영양사는 “혈당지수(GI지수)가 높은 식품일수록 인슐린 분비가 과도하게 나오는데, 분비 조절이 망가지면 에너지로 사용할 혈당마저 체지방으로 쌓여 살이 쉽게 찔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혈당지수가 낮은 식품은 소화 과정을 느리게 만들고, 포만감을 오래 지속시킨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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