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에서 범야권 200석까지 넘본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성인지 감수성이 의문스럽다. 민주당 김준혁 후보(경기 수원정)가 그제 밤 ‘이화여대 김활란 초대 총장이 미군 장교들에게 학생들을 성상납시켰다’는 발언과 박정희 대통령 및 위안부 비하 발언 등에 대해 사과했다. 그가 이화여대 반발과 김민석 총선상황실장의 사과 권고가 없었더라도 사과를 했을까. 수시간 전만 해도 “자극적인 편집”이라고 강변하다가 갑자기 고개를 숙여 의아할 수밖에 없다.
김 후보가 과거 유튜브에서 쏟아낸 막말은 가히 혀를 내두르게 한다. 2019년 2월 ‘김용민TV’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이) 일제강점기에 정신대, 종군위안부를 상대로 섹스를 했을 테고”라고 말했다. 2022년 8월에는 김 총장에 대해 “종군위안부를 보내는 것에 역할을 한 사람”이라고 했다. 이화여대가 “검증되지 않은 자료와 억측으로 본교와 구성원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김 후보의 사과와 후보직 사퇴를 요구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죽다 살아나 나라 찾아왔더니, 더러운 망언을 들었다”는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울분이 십분 이해 간다. 김 후보는 수원 화성을 설명하면서 “여인의 젖가슴의 자리고 그래서 이 자리는 유두”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언품으로는 국민을 대표하겠다고 나설 자격조차 없다.
민주당이 사과 권고로 들끓는 공분을 가라앉힐 수 있다고 여긴다면 오산이다. 당대표부터 성인지 감수성이 없다시피 하니 단호한 조치는 난망하지 않나 싶다. 이재명 대표는 그제 류삼영 후보(서울 동작을) 지원유세를 가는 길에 유튜브 방송을 통해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별명이 나베”라고 발언했다. ‘나베’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이름과 섞어 나 후보를 비방하는 표현이다. 일본어로 ‘냄비’를 뜻하지만 매춘부라는 성적 비하 표현으로도 쓰인다. 지난달 국민의힘이 “류 후보 사진이 담긴 포스터에 나 후보를 성적으로 비하하는 내용이 버젓이 들어가 있다”고 비판까지 했다. 당 대표가 자제시키기는커녕 오히려 확대재생산했으니 어이가 없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거론할 것도 없이 민주당은 끊임없이 성추문에 휘말렸다. 틈만 나면 여성인권을 부르짖는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이런 일에는 입을 꾹 닫는다. 이쯤이면 민주당의 성인지 감각이 제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러고서도 다시 국회 다수당이 되겠다고 할 수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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