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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료계 내부 갈등 점입가경, “국민이 봉인가” 피로감만 쌓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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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11 02:44:32 수정 : 2024-04-11 02:4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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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 없는 의정갈등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의정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10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2024.4.10 hwayoung7@yna.co.kr/2024-04-10 12:01:51/ <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의대생 2000명 증원에 반발해 학생들이 집단 휴학한 전국 40개 의대가 모두 이달 중 수업을 재개한다. 수업을 운영하는 의과대가 16개교이고, 나머지도 다음주 전남대, 조선대 등을 시작으로 개강한다. 이달 중·하순이 되면 출석일수가 부족해져 개강을 더는 늦출 수 없다고 한다. 수업 복귀율이 매우 낮아 자칫 휴학한 의대생 8000여명의 집단 유급이 걱정되는 지경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 면담을 계기로 마련된 대화 모멘텀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협상 대표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자중지란에 빠진 의료계 책임이 크다. 어제도 대한의사협회(의협) 비대위는 “비대위가 마치 정부와 물밑 협상을 하는 것처럼 호도하고, 험한 표현까지 하면서 공격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 측을 비판했다. 최근 비대위에 “권한을 넘기라”고 요구했던 임 당선인은 “비대위가 자꾸 회원들의 뜻에 반대되는 일을 벌이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점입가경인 의료계 내부 갈등에 국민들 피로감만 커지고 있다. 이래서 의료계가 단일된 협상안을 내놓을 수나 있겠는가.

의료계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크게 패하면 대정부 협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여겼다면 오산이다. 국민 대다수가 찬성하는 의대 정원 확대는 대학별 인원 배정까지 마친 상태라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대통령실이 “2000명 숫자에 매몰되지 않고 유연한 논의가 가능하다”고 밝힌 만큼 합리적인 대안으로 정부와 대화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다. 정부가 다음달 신입생 모집요강 공고 전까지 변동이 가능하다고 하지 않았는가.

이제 총선도 끝난 만큼 의료계는 소모적인 집단행동을 접고 정부가 내민 손을 잡을 때다.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비롯된 사회적 비용이 5000억원을 넘는다면서 “국민이 의사의 봉인가”라고 한 시민단체의 지적이 들리지 않는가. 정부도 더욱 진정성 있는 태도로 의료계를 끝까지 설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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