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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람과 똑같은 AI까지 등장, ‘기본법’조차 없는 우리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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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5-15 22:50:28 수정 : 2024-05-16 08:5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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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챗GPT를 만드는 미국의 오픈 AI가 엊그제 공개한 최신 ‘GPT-4o(포오)’는 충격 그 자체다. 대화를 하나씩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AI)이 사람의 말을 끊고 끼어들고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빠른 속도로 대화가 가능하다. 듣고 답하는 반응 속도가 불과 1초 안팎이다. 기존 AI보다 2∼4배 빠르다. 대화하는 사람의 음성을 인식해 감정을 이해할 수 있고 노래를 부르거나 개인교사가 되어 일대일로 인간을 가르쳐 준다. 한마디로 사람과 똑같이 듣고 대답한다고 보면 된다. 공상과학(SF) 영화 ‘허(HER)’에 등장하는 여성 AI와 거의 차이가 없다. 2022년 11월 챗GPT가 공개되고 1년 반 만에 음성으로 사람처럼 대화하는 AI가 등장했으니 실로 놀라운 기술적 진보가 아닐 수 없다. 

구글도 하루 늦게 자사의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탑재한 검색 엔진을 정식 출시했다. 검색 엔진에 생성형 AI를 탑재한 것은 구글 검색이 등장한 이후 25년 만에 가장 큰 변화다. 사람처럼 대화하는 비서 같은 AI 기능을 선보이고 음성모델을 기반으로 한 개인비서 아스트라도 공개했다. 이용자들은 앞으로 대화하면서 사진과 동영상 등으로도 검색할 수 있다. 구글은 새로운 이 검색 기능을 올 연말까지 10억명 이상의 사용자에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AI 경쟁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글로벌 빅테크(거대기술기업) 간 무한경쟁이 벌어진 셈이다.

지금 각국은 AI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래 산업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라는 판단에서다. 독일은 2018년 AI 전략 발표와 관련 법 제정에 이어 정부와 기업이 일체가 돼 AI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2020년 국가 AI이니셔티브법을 제정하고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5월 정부 차원에서 전략회의를 신설해 가동 중이다.

우리 현실을 되돌아보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 우리는 국회에서 AI의 개념을 규정하고 AI산업 육성과 안전성 확보의 방향을 제시하는 ‘AI기본법’조차 처리하지 못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오는 29일 21대 국회가 문을 닫으면 법안은 자동 폐기된다. 법제화가 뒤처지면 AI 발전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AI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지금이라도 국회가 제정신을 차려 할 일을 해야 한다. 각국 간 AI 고급 두뇌 쟁탈전이 치열한 상황에서 AI 인재를 양성하는 것도 화급하다. 대학 연구진들이 예산 부족으로 최신 AI칩을 사지 못해 게임칩으로 연구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시간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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