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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반기문…메르켈… 마이너리티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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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11-07 10:05:58 수정 : 2008-11-07 10: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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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계·비주류 출신 국제사회 정상 우뚝
주류 대한 실망감·결집력이 급부상 계기

버락 오바마, 반기문, 앙겔라 메르켈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모두 사회적 마이너리티(소수계·비주류) 출신으로 국제사회 중심에 우뚝 선 인물이다. 인종과 지역, 배경 등 사회통념상 마이너리티들이 세계 곳곳에서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동독 과학자 출신으로 변변한 정치 기반도 없었지만 2005년 쟁쟁한 서독 정치인들을 누르고 총리직에 올랐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는 집권 자민당의 소수파 출신으로, 최대 계파인 모리 요시로 파벌을 넘어 총리직을 거머쥐었다. 4일 미국 대선의 오바마 대통령 탄생은 주요국 마이너리티 반란 드라마의 정점을 찍었다.

국제기구에서도 비서구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세계 최고위직 공무원인 유엔 사무총장은 국제 외교 변방인 한국 출신의 반기문 전 외무장관이다. 유엔 산하 최대기구인 세계보건기구(WHO)는 한국인 이종욱 전 사무총장에 이어 현재 홍콩 출신 마거릿 찬 사무총장이 이끌고 있다.

국제분쟁에서도 ‘변방’이 맹활약 중이다. 중동 강대국 틈새에서 존재감 없던 시리아는 최근 서구와 아랍 간 가교 역할을 하며 평화중재자로 급부상했다. 올해 노벨 평화상은 아체 사태, 코소보 분쟁 중재에 큰 역할을 한 마르티 아티사리 핀란드 전 대통령에게 돌아갔다.

마이너리티의 대약진 배경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그들만의 독특한 생존법이 있다. 2000년 비자금 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독일 기민당 지도부가 ‘희생양 당수’로 내세웠던 메르켈은 과감한 개혁으로 국민적 지지를 얻었다.

소수파 아소 총리는 아베 신조, 후쿠다 야스오 등 주류파 출신 지도자가 휘청대는 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었다.

머조리티(다수계·주류)에 대한 반발과 실망감도 마이너리티 대안이 급부상하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필요할 땐 무서운 결집력을 발휘하는 것도 마이너리티의 장점이다. 흑인 유권자, 히스패닉의 몰표는 오바마 당선의 밑거름이 됐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려는 제도적 장치가 자리 잡은 것도 반란의 토대가 됐다.

미국은 소수인종우대법(Affirmative Action)을 통해 마이너리티가 취학과 취업 등에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했다. 유엔 등 국제기구는 고위직 임명에 대륙별 안배를 고려하는 등 비서구 출신 인사들에게 문턱을 낮춰왔다.

안석호 기자 sok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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