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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위기 돌파’ 오바마노믹스 첫 시험대

관련이슈 미국 '오바마' 시대 개막

입력 : 2008-11-07 09:56:52 수정 : 2008-11-07 09:5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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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증가·재정적자 확대… 악조건 첩첩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역사적 당선의 꿈’에서 깨기도 전에 경제·금융위기라는 가혹한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증시는 미 대선이 끝난 후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다. 미국 역사의 신기원을 연 흑인 대통령 ‘오바마 효과’가 주식시장에서는 단 하루 만에 사라지고 만 셈이다. 미국이 겪는 경제와 금융위기가 1929년의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평가가 실감나는 대목이다.

오바마 당선자 측도 내년 1월 취임 전 경제문제에 적극 개입, 경기부양책 마련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 월가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미국 국채발행과 재정적자는 오바마노믹스로 경제를 살리는 데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하루 만에 사라진 오바마 당선 효과=미국 정부의 강도 높은 구제금융 조치에도 금융과 실물경제의 동반침체 위기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미국 다우존스산업지수는 지난 5일 무려 5% 이상 폭락했고 독일(2.10%), 영국(2.34%), 프랑스(1.97%) 등 유럽증시도 급락세를 빚었다. 6일 일본·대만 등 주요 아시아 증시 역시 5∼6%나 빠졌다.

미 대선축제에 잠시 가려졌던 금융위기와 경기불황의 공포가 다시 글로벌 주식시장에 엄습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경제는 바닥과 끝을 알 수 없다는 불황의 터널 속으로 빠져들고 있으며 오바마에게 역사적 승리를 안겨준 경제위기가 당선자에게 끔찍한 도전과제로 떠올랐다고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 보도했다. 실제 집값은 주택압류가 속출하면서 대공황 이후 가장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고 소비와 고용도 급속히 위축되는 양상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이날 금융위기가 심화되고 실물경기도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며 내년 미국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0.7%에 머물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시험대에 오른 오바마노믹스=경제금융상황이 다급해지자 오바마 당선자도 이번주까지 경제팀 인선을 마무리하고 취임 전에도 경제정책에 직접 관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당선자가 처한 여건은 녹록지 않다. 현재 부시 행정부는 70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과 은행대출보증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고 미국 하원에서도 1500억달러의 추가 부양대책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이들 대책은 위기 해소에 별다른 약효를 내지 못하면서도 그 재정부담은 오바마 정부가 고스란히 떠안는다.

경기불황 여파로 개인소비와 기업 수익이 낮아지는 상황이어서 부자에게 세금을 더 걷어 중산·서민층을 지원하겠다는 오바마의 공약은 당장 실현되기 힘들다.

결국 현재로서는 빚을 내 경기를 살리는 길밖에 없는데 이마저도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 2009년 재정회계연도가 끝나는 내년 9월 전체 국채발행 규모는 무려 1조5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5일 보도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25%나 늘어난 수준이다. 덩달아 재정적자도 불어나 내년 4480억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2010년에는 517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의 국채발행이나 재정적자 규모는 오바마 당선자가 당장 추가 경기부양책 추진에 부담을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일자리 창출, 의료복지 개혁,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등 주요 공약 실행에 큰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주춘렬 기자 clj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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