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후 상환제에 대해 대학들은 학생,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나 대학생, 시민단체는 이자율이 너무 높다며 반발하고 있다.
등록금 상한제에 대해서는 학생들은 상한 기준이 물가상승률의 1.5배보다 더 낮아야 한다고 지적하면서도 도입 자체는 크게 환영하고 있으나, 대학은 국ㆍ공ㆍ사립대를 막론하고 자율성 침해라며 반발하는 모습이다.
◇ 대학 "ILC 긍정적" vs 학생 "고이자율 개선해야" = 대학생과 시민단체는 원래 논의대로 1학기부터 상한제를 시행하고 기초생활수급자 무상장학금 지원을 그대로 유지하게 된 것을 반겼다.
하지만 상환 시점에 부담이 커질 고이자율과 복리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채 제도가 도입되면 문제라는 입장을 보였다.
고려대 전지원 총학생회장은 "이자가 6% 고율이라 갚아야 할 돈이 빌린 돈보다 세배로 불어날 수도 있는 점 등 수정을 요구한 부분이 하나도 반영되지 않아 제도를 시행하는 의미가 반감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성균관대 김태수 총학생회장은 "이자율이 있다는 것 자체로 결국 학자금 대출제랑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는 제도 자체가 효율성이 없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등록금 대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전국네트워크(등록금넷) 이진선 간사는 "제도를 시행하면 당장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겠지만, 취업한 이후에 돈을 갚는 과정에서 고리, 복리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일단 법이 통과되더라도 시행령이 개정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들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도움이 될 제도라며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장재성 서울대 학생처장은 "학생의 선택 폭이 넓어진 것이기 때문에 환영한다"고 말했다.
서강대 이규영 기획실장은 "등록금 책정을 놓고 학생과 대학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일방적으로 대학에 동결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된 가운데 정부가 뒷짐만 지고 있었는데 이제라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 대학들 "등록금 상한제는 자율성 침해" = 대학생과 시민단체는 ICL과 함께 등록금 상한제가 도입되는 데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학생들이 적정 수준의 등록금 책정에 관여할 수 있는 등록금심의위원회가 설치되고, 물가상승률을 기준으로 일정 한도 이상 등록금을 인상할 수 없게 하는 등록금 산정 원칙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성대 김태수 총학생회장은 "학교에서 물가상승률뿐 아니라 그밖의 인상 요인을 근거로 들면서 등록금을 올리곤 했는데, 물가상승률을 반영하게 되면서 이 같은 인상요인까지 억제할 수 있을 것 같아 긍정적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등록금넷 이진선 간사는 "등록금 적정 여부를 판단하는 산정 원칙이 도입됐고 등록금 심의위원회 설치의 법적 근거가 마련돼 학교에 심의위가 있어도 통보를 받는 수준이었던 학생들이 민주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돼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직전 3개년 평균 물가인상률의 1.5배 이상이 되면 안 된다는 규정은 현실성이 없으며, 인상률이 아닌 `인상액'에 대해 상한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연대 총학생회 김영민 사무국장은 "사립대 등록금은 높을 대로 높아졌고 현실적으로 부담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물가인상률의 1.5배로 상한을 둔 건 턱도 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대학들은 국ㆍ공ㆍ사립대를 막론하고 등록금 상한제에 한목소리로 반대했다.
법으로 등록금 책정을 규제하는 것은 대학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정부의 대학 선진화, 자율화 정책에 역행하는 처사라는 것이다.
연세대 김동훈 대외협력처장은 "등록금 인상에는 물가 상승분 이외에 대학 발전을 위해 투자할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부분도 있는데 이를 물가인상률이라는 경제 지표로 일괄 통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목청을 높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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