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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시대 파워 엘리트] ③ 최룡해 노동당 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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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12-25 23:37:29 수정 : 2011-12-25 23:3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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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옆집서 자란 ‘의형제’… 감정은 체제의 당 핵심 김정일의 마지막 현지지도 수행

지난 15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의 대형마트를 둘러보는 모습을 공개했다. 생전 마지막 현지지도에는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김경희(김정일 여동생) 당 경공업부장·장성택 당 행정부장 부부 등 최고 실세들이 함께했다. 이 자리에 최룡해(61)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겸 당 중앙군사위 위원도 김 위원장을 수행했다.

작년 8월 김 위원장이 비밀 방중 당시 김일성 주석 항일유적지를 방문하며 북한 3대 세습구도의 신호탄을 쏠 때도 최 비서가 동행했다.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은 당시 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해 “(김정은) 후계체제 인정에 상당한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월 황해북도 사리원시의 정방산종합식료공장을 찾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룡해 당 정치국 후보위원(오른쪽에서 두 번째), 여동생인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 세 번째)과 함께 현지 지도를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김정일의 의형제


최룡해는 김 주석의 빨치산 동료 최현(1907∼1984) 전 인민무력부장의 둘째 아들이다. 그는 6·25전쟁 직후 김일성 저택 옆에 자리한 집에서 자랐다. 집 앞에는 ‘최현 장군’이라는 명패가 붙어 있었다. 김 위원장은 자신보다 8살 어린 그를 친동생처럼 돌보며 지냈다고 한다.

최 비서는 권력층 자녀가 들어갈 수 있는 만경대혁명학원을 나왔다. 이곳은 유치원부터 고교 과정까지 교육하는 곳으로, 인민무력부에 소속돼 재학생들은 장교 복장을 하고 기숙사 생활을 한다. 그는 이곳을 거쳐 김일성종합대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했다.

그는 36세이던 1986년 노동당 핵심 외곽조직인 김일성사회주의노동청년동맹(사로청)의 위원장을 맡아 1998년까지 무려 12년간 500만명 규모의 거대조직을 이끌었다. 이때 장성택 당 행정부장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1993년 4월에는 북한 최고영예인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았다. 

시련, 다시 권력의 중심으로

승진가도를 달리던 그에게 시련의 시기도 있었다. 1997년 한 사로청 간부가 한국기업과 정부기관에서 뇌물을 받은 사건과 관련해 간첩혐의로 처형됐다. 이듬해 최룡해는 당시 당 제1부부장이던 장성택과 더불어 부패를 묵인한 혐의로 해임당했다. 최현의 아들이라는 점이 감안돼 간신히 처형은 면했다. 일설에는 그가 기쁨조 파티를 열며 방탕한 생활을 즐기다 발각됐다고 한다. 국가보위부가 김정일의 지시로 최룡해의 집을 수색하자 뇌물로 받은 350만달러(약 40억원)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그는 지방으로 좌천됐다는 설도 있었으나 공식적으로는 평양 상하수도관리소 당비서로 내려가는 비교적 가벼운 처벌로 끝났다.

이후 5년 뒤인 2003년 8월 당 총무부 부부장으로 복귀했다가 이듬해인 2004년 장성택이 분파행위로 숙청될 때 다시 측근들과 함께 권력에서 밀려났다. 2005년 말 장성택이 당 행정부장으로 복권하자 최룡해도 이듬해 3월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에 발탁됐다.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 때는 군사분계선(MDL)에 나와 노무현 대통령을 영접하기도 했다.

작년 9월 말에 열린 3차 조선노동당 대표자회에서 최룡해는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과 더불어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이때 당 정치국 후보위원, 당 비서, 중앙군사위원, 당 중앙위원 등의 직책을 한번에 달았다. 아울러 김정은과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 김경옥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과 함께 인민군 대장 칭호까지 받았다. 당대표자회 직후 회의 참석자들과 찍은 기념사진에서 김정은의 바로 뒤에 자리해 화제가 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25일 “근로단체를 담당하는 비서로서 권위를 실어주기 위해 최룡해에게 ‘대장’ 칭호를 수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김정일이 후계체제에 핵심 역할을 맡긴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생전에 최룡해에 대한 신임이 남달랐다. 작년 북한의 화폐개혁 폐해를 직언할 수 있던 유일한 인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60대 초반으로 한창 일할 나이인 그는 10년 넘게 사로청이라는 거대 조직을 관리했던 경험으로, 당과 군의 요직에 포진한 신진세력들과 김정은 후계체제를 공고히 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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