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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사망 한차례 경험
남측 ‘증오의 정서’ 낮고 북측 ‘추모의 정서’ 약해
성탄절을 맞은 25일 서울 시내 분위기는 여느 해와 다를 바가 없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으로 한반도 주변정세는 어수선하지만, 우리 국민의 생활은 일상 그대로다. 조문 문제를 놓고 남북 간, 남남 간 갈등을 빚을 조짐을 보이지만, ‘조문파동’으로 불렸던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때와 비교하면 그 수위는 현저히 낮다. 정부 애도에 대한 거부감도 약하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의 조사결과를 보면 정부가 공식 애도를 표명하는 데 대해 국민 중 49.6%가 찬성했고, 반대는 31.4%에 그쳤다.

북한의 대응도 1994년과는 확연히 대비된다. 김 주석 사망 때와 같은 충격과 혼란 없이 추도 및 장례 절차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17∼20일 평양을 방문했던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관계자는 김 위원장 사망 발표 직후 평양 주민들이 큰 충격에 휩싸였지만 점차 안정을 되찾고 평소처럼 조용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양측이 이같이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은 김 주석 사망 당시 경험에 따른 학습효과로 분석된다. 경험칙으로 ‘북한 최고지도자 사망이 급격한 정세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김일성과 비교하면 김정일에 대해서는 남측 증오의 정서, 북측 추모의 정서가 모두 엷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이 북한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월하다는 자신감,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 이후 생긴 남북관계에 대한 인식의 변화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1994년의 학습효과가 있고, 남측 국민의 북한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진 탓”이라며 “북한 주민도 김정일의 건강이 좋지 않아 그의 죽음을 예견했고, 김일성에 비하면 그에 대한 애틋한 정이 덜한 점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박창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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