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위치한 애플 매장의 모습(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전세계 법정에서 특허 침해 공방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이 드디어 시장에서 본격적인 대결을 펼치게 된 셈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선두 사업자이지만, 북미지역에서는 아직 애플을 시장점유율 10% 정도 격차(2분기 기준)로 추격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아이폰 출시 이후 3분기 양사 성적표에 스마트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갤럭시S3는 8월 한 달간 미국에서 아이폰4S보다 많이 팔렸다는 보고서가 나오는 등 순항을 계속하고 있지만, 그간 보여왔던 아이폰의 북미 시장 영향력을 고려하면 시장 판도는 예측하기 어렵다.
아이폰5가 9월에 나온다는 소문이 이미 외신 등을 통해 일반에 널리 알려지면서 아이폰 이용자들이 신제품 구매를 늦췄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패드가 북미 지역 LTE(롱텀에볼루션) 모델을 내놓은 만큼 아이폰도 최소한 북미에서만큼은 LTE로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이에 따라 이 지역에서는 갤럭시S3 등 삼성 제품이 장점으로 내세운 LTE 효과가 상쇄된다.
그러나 갤럭시S3가 이미 미국 시장에서 많이 팔렸고 미국 소송 평결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부정적인 여론이 많은 만큼 아이폰5의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또 아이폰5 출시 이후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급격히 오르더라도 제품 출시 주기가 긴 애플의 특성상 점유율을 오래 유지하지는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기관 SA(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아이폰4S가 출시된 지난해 4분기 북미지역 아이폰 판매량은 1천340만대였지만, 올해 1·2분기에는 940만대와 850만대로 점차 떨어졌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북미 시장에서 각각 680만대를 팔았고, 2분기에도 600만대로 소폭 줄었을 뿐 비슷한 판매 수준을 유지했다.
거꾸로 국내 시장에서는 아이폰의 영향력이 과거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LTE 스마트폰이 대세를 이룬 국내 시장에서 아이폰의 LTE 지원이 미지수로 남았기 때문이다.
아이폰이 미국 LTE 주파수만 지원한다면 국내에서는 LTE 아이폰을 사용할 수가 없게 되고, 유럽 LTE 주파수를 지원한다고 해도 현재로서는 KT에서만 LTE 아이폰(전국망 기준)을 사용할 수 있다.
화면 크기도 아이폰에 불리하다. 한국 시장은 갤럭시 노트를 비롯한 5인치 제품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아이폰5의 화면이 전작들보다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유력하지만, 그래도 화면 크기가 4인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이외의 다른 제조사들까지 아이폰을 견제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LG전자[066570]는 아이폰5를 겨냥해 전략 제품인 '옵티머스G'를 9월 중 출시할 예정이고 팬택도 하반기 신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아이폰의 국내 출시가 미국 등 해외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점도 애플에 다소 불리한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전파인증을 별도로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애플은 인증 기간에 아이폰을 국내 시장에 내놓지 못했다.
이에 따라 곧 약정 기간이 만료되는 갤럭시S와 아이폰4 이용자들이 출시가 늦어지는 아이폰5 대신 다른 제품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아이폰 이용자들이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는 점은 애플에 유리하다.
북미 지역 소비자들과 마찬가지로 기존 아이폰 이용자들이 아이폰5 출시 때까지 제품 구입을 미룰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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