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전세계의 IT 관련 전문매체나 전문 블로그 등은 예전에도 애플 제품의 사양을 추측해 기사를 작성해 왔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 보면 세부 내용이 틀린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10월 '아이폰4S'의 발표를 앞두고 상당수 매체들은 "두께가 더 얇아지고 LTE(롱텀에볼루션) 망을 지원할 것이며 제품 이름은 '아이폰5'가 될 것"이라고 점쳤지만 이런 예상들은 모두 어긋났다.
하지만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예르바 부에나 예술센터에서 열린 아이폰5 공개 행사의 발표 내용은 그 동안 각국 언론들이 내놓은 예측과 대부분 일치했다.
◇사양·UX 소문과 일치 = 아이폰5는 업계, 시장, 언론의 전망대로 4인치 화면을 달고 나왔다. 해상도도 기존 3:2 비율인 960×640에서 대략 16:9 비율인 1136×640으로 바뀌었다. LTE를 지원하는 것도 업계·시장의 예상과 같다.
아이폰5의 더 얇고 더 가벼운 디자인은 명품 시계와 비슷한 수준의 공정을 거친 것으로, 참석자들의 아낌 없는 박수를 받았다. 이 제품은 얇고(두께 7.6mm) 가벼운(무게 112g) 스마트폰이다.
애플도 이를 예상한 듯 명품이나 보석을 소개하듯이 발표회장 바닥에서 솟아오르는 가느다란 기둥 위에 아이폰5를 얹어 참석자들에게 공개했다.
하지만 두께와 무게에 대한 예상도 이미 나왔던 터라 업계와 시장 반응은 덤덤했다. 외신도 '대약진(great leap forward)'은 없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美유력지도 가세한 '스포일' = 아이폰5 출시 전에 나왔던 예측이 상당히 잘 맞았던 것은 미국의 유력 신문 등 주류 매체들도 취재망을 가동해 관련 내용을 적극적으로 보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주로 전문 매체나 블로그들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유출', '특종', '단독' 등 자극적 제목으로 전했다가 종종 오보로 판명났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특히 올싱스디(AllthingsD)라는 IT 전문 자매지가 있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이폰5의 출시일과 전세계적 LTE 지원 등을 익명의 취재원을 인용해 앞서서 보도했으며 이 내용은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애플이 직접 드러낸 증거도 많았다. 세로 길이가 길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결정적으로 힘을 받은 것은 새 운영체제(OS)인 iOS6의 시험(베타)판 때문이다.
애플은 iOS6 시험판에서 세로 길이가 길어지는 것을 염두에 둔 UX를 선보였던 것이다. 마케팅을 염두에 두고 자사 제품의 스포일러 역할을 한 셈이다.
그러나 이는 애플의 오랜 관행이기도 하다. 애플은 이전에도 소프트웨어인 OS를 먼저 내놓고 신제품을 뒤에 출시하곤 했으며 이 과정에서 신제품의 일부 특성이 자연스럽게 알려지기도 했다.
◇iOS6 새 기능 '플라이오버'에 참석자들 크게 환호 = 참석자들의 가장 큰 환호를 받은 기능은 애플의 새 지도다.
애플은 지금까지 탑재됐던 '구글맵' 대신 자체 지도를 선보이면서 '플라이오버(flyover)'라는 3D 위성 지도를 선보였다.
기존의 위성 지도가 위에서 아래를 수직으로 내려다보는 형태여서 다소 알아보기 힘들었던 데 비해 플라이오버는 두 손가락의 움직임에 따라 건물의 측면까지 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아이폰 지도를 내비게이션처럼 사용할 수 있는 '턴바이턴(turn by turn)'도 참석자들의 갈채를 받았다.
<연합>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