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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언론사 등 16곳
동시다발 홈피 해킹
北 보복 소행 가능성
‘3·20 사이버테러’발생 석달 만에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기관, 언론사 등에 대한 해킹 공격이 발생했다. 청와대 홈페이지가 해킹으로 마비된 것은 지난 2009년 ‘7·7 디도스 공격’ 이후 4년여만의 일이다. 6.25 전쟁 발발 63주년인 25일 오전 10∼11시 청와대와 국무조정실, 새누리당 등 정부기관·정당 5곳과 언론사 11곳 등 16개 기관의 홈페이지가 해킹에 의해 변조되거나 접속장애를 일으켰다. 정부는 미상의 해커에 의한 공격으로 보고 사이버위기 경보를 ‘주의’까지 격상시켰다.

정부는 이날 해킹 공격과 관련해 미래창조과학부, 국가정보원 등 10개 부처 담당관이 참석한 ‘사이버 평가회의’를 열고 오전 10시45분에 사이버위기 경보 5단계 중 2단계인 ‘관심’을 발령했다 오후 3시40분부로 3단계인 ‘주의’로 상향 조정했다. 박재문 미래부 정보화전략국장은“관심경보를 발령한 뒤에도 추가 공격이 있어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경보를 격상했다”고 말했다. 미래부는 이날 오후 늦게까지 정부통합전산센터 등을 상대로 접속장애를 유발하는 디도스(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이 이어졌지만 강도가 높지 않아 장애를 일으킬 정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박 국장은 이날 조치와 관련해 “인터넷 서버 침투, 홈페이지 변조 등 해킹 공격에 대응해 피해기관에 대한 긴급복구에 나서는 한편 악성코드 유포·경유지, 유출된 개인정보를 유포하는 사이트 3곳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누가 이번 해킹을 시도한 했는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단일 조직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일부 시도당에서는 인터넷 서버 다운으로 당원명부를 비롯한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져 2차 피해도 우려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서버 다운으로 그 안에 담긴 개인정보를 비롯한 데이터 파손 여부를 분석 중”이라며 “유출된 개인정보는 당장 진위 여부를 알 수 없지만 새누리당 시·도당의 당원명부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청와대와 국무조정실은 홈페이지 변조만 있었을 뿐 서버 다운은 없었다고 미래부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해킹이 국제 해커그룹인 ‘어나니머스’가 6·25전쟁 발발일에 맞춰 북한의 조선중앙통신과 구국전선 등 46개 웹사이트를 해킹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북한 측의 보복성 메시지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어나니머스의 예고대로 낮 12시부터 상당수의 북한 웹사이트 접속이 차례로 차단됐다.

보수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로 알려진 ‘일간베스트(일베)’ 사이트도 이날 오후 해킹 공격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황계식·엄형준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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