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알바 모집한다'며 양소리 흉내까지 내게한 TV방송국, 알고보니 가짜?

개국을 준비 중인 한 대학 전문 방송채널이 '해외 아르바이트 프로그램'을  연습삼아 만들었다가 심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캠퍼스TV는 이 프로그램에서 아르바이트 참가자 면접까지 실시한 뒤 "지금까지 몰래 카메라였다"고 밝혀 학생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캠퍼스TV측은 면접 때 양소리 내기, 랩 배틀 등 학생들에게 각종 주문을 했다. 

3일 경기 안성 A대학교 학생 등에 따르면 캠퍼스TV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A대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꿀알바 대탐험'이라는 프로그램 촬영 참가자를 모집했다.

내달 개국 예정이라는 캠퍼스TV측은 해당 프로그램 모집 포스터를 통해 "해외여행도 하고 방송출연도 하고 해외 친구까지 사귈 수 있는 1석 3조의 기회"라며 "항공료 등 경비는 전액 무료, 촬영장은 뉴질랜드 ○○양목장"이라고 홍보했다.

이에 학생들이 모이자 제작진은 학생들에게 엎드리게 한 뒤 양 흉내내기나 양 성대모사, 랩 배틀 등을 주문했다.

꿈에 부풀었던 학생들은 면접뒤 제작진으로부터 "지금까지 캠퍼스TV가 준비한 몰래카메라였다"라는 말을 들었다.

캠퍼스TV측은 '꿀알바 대탐험'이라는 프로그램이 아닌 '몰카극장'이라는 프로그램을 촬영하기 위해 이러한 편법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캠퍼스TV측은 지난달 30일 홈페이지에 편성제작본부장 명의로 사과문을 게시했다.

양승규 본부장은 "몰카극장과 관련해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이유를 불문하고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면접에 참가한 학생들이 겪은 황당한 경험과 모멸감에 대해 진심어린 용서를 구하고, 이번 일에 대한 적합한 보상조치를 취하겠다"고 고개 숙였다.

또 "해당 촬영분 및 관련 자료를 폐기하고 학생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담당PD 교체와 해당 프로그램 폐지를 논의하겠다"고 했다.

캠퍼스TV측이 사과했지만 회사홈페이지에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는 등 제작진을 비판하는 댓글이 수백개 달렸다.

박태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