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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순의 와인이야기]스타일을 나타내는 표현① 타닌 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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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7-10-06 18:45:00 수정 : 2007-10-06 18: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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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닌, 잇몸에 무엇인가 끼인 듯한 텁텁한 느낌
산도, 혀를 중심으로 입 안에 침이 고일 때 나는 맛
“포도주가 왜 이렇게 텁텁하고 떫어. 설탕하고 얼음 좀 가져 와 봐.”
1997년 말 홍콩에 살다가 들어와서 집안 어른들께 와인을 들고 인사하러 다닐 때였다. 홍콩에서 맛있게 마셨던 와인을 챙겨 와서 친지와 친구들에게 선물했는데, 예상보다 그다지 환영받지 못했다. 나름대로 심사숙고해서 고른 와인이었는데 그 레드 와인에 얼음을 타고 설탕을 타서 마시다니….
왜 레드 와인을 마시며 얼음과 설탕을 찾았을까. 주된 이유는 타닌(Tannin) 때문이 아닌가 싶다. 타닌이란 포도 껍질의 폴리페놀 안에 있는 성분으로 레드 와인의 맛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짙게 우려낸 홍차나 덜 익은 감과 비슷한 맛이다. 레드 와인을 마실 때 마치 선식이나 미숫가루 같은 가루 음료를 타 먹었을 때처럼 잇몸 사이에 뭐가 낀 듯한 약간 텁텁한 느낌이 들거나 입 안을 약간 조여주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바로 이것이 타닌의 느낌이다. 레드 와인은 껍질까지 같이 넣고 발효하게 되므로 타닌의 맛을 느낄 수 있지만 화이트 와인은 양조 시 포도의 껍질을 제거하므로 타닌을 느끼지 못한다.

타닌 양이 많고 강한 와인의 경우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마시면 타닌 맛이 너무 강해서 와인을 편하게 즐기기 어렵다. 발효 후 오크 통이나 병에서 천천히 숙성 과정을 거치는 동안 그 질감이 실크처럼 부드러워지면서 진가를 발휘하고 다른 성분과도 조화를 이루게 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쉽게 만날 수 있는 칠레나 캘리포니아, 호주의 와인들은 타닌이 있긴 하지만 오래 숙성시키지 않아도 부드러운 편이고 풍부한 과일 맛과 어우러져 좀 더 마시기 편하다.
와인을 마시고 난 후 어금니 아래로 혀의 양측을 중심으로 입 안에 침이 고이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신맛이다. 산도, 즉 신맛은 입에서 느낄 수 있는 기본적인 와인 맛 중의 하나로 주로 레드 와인보다는 화이트 와인에서 강하게 느껴진다. 레드 와인은 타닌이 많고 중요한 반면 상큼함이 중요한 화이트 와인은 산도가 신선한 과일 맛을 잘 받쳐줄 때 맛이 더 균형 잡히고 조화를 이룰 수 있다. 당도와 산도는 서로의 단점을 감싸주고 장점을 더 두드러지게 할 수 있는 좋은 동반자이다. 또 레드 와인의 타닌이나 화이트 와인의 산도는 와인을 숙성시키거나 장기 보관을 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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