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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톤 짜리' 건물을 통째로 이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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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5-07 18:14:23 수정 : 2008-05-07 18: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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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떠나는 모습과 교회 내부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고 고지식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라고들 하지만 어찌 1,000톤에 가까운 건물을 옮길 생각을 했을까?

이런 것을 보면서 내 나름대로 정리 되어지는 것이 있다.

첫째는, 주어진 환경이나 상황에 대해서 “할 수 없다” 생각을 먼저 하기보다 “해 보자”라는 생각으로 접근을 일단 하는지 모르겠다.

두 번째는 유럽이 작기는 하지만 대륙의 기질을 가져서인지 결코 서두르는 것을 보지 못했다.

세 번째, 때로는 좌절도 하고 실망도 하겠지만, 그 결과만 가지고 보면 미래의 목적만 바라보고 쉼 없이 오직 오늘은 최선의 노력을 다 하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

어쨌든 그것이  장인정신이 깃들여 있는 독일인의 뿌리인가? 급하기로 유명한 우리네와 비교하면 과연 어떤 것이 더 현명한 것일까를 생각하게 된다. 물론 습관이라는 것은 그리 단순하게 만들어 진 것이 아님을 안다.

전쟁이 있고 독일이 안정이 된 후 이스라엘의 기독교 유물 하나를 분리해서 옮겼다고는 하나 이번엔 무려 무게만 1,000톤이나 되고 높이가 20m, 길이가 14.5m나 되는 교회를 12km가 떨어진 곳으로 통째로 이사를 시켰다.

Harz 산이 있어 자연 공원으로 잘 알려져 있고 970년경부터 동,주석이 산출되던 광산의 광도의 일부가 박물관으로 개방되어 더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봄이면 온통 마녀들로 가득한 마녀축제로도 유명한 Niedersachsen 주의 작은 Harz 산이 있는 근방의 마을 Herzberg이다.

이곳 Am Heuersdorf란 곳에 1258년도에 세워진 Emmauskirche 란 교회가 있었다. 줄잡아 750년에 가까운 시간을 지난 낡은 건물이기에 지켜봐야했던 난 가슴을 조일 수밖에 없었다.

 

아직도 이사 중!

가다가 기우뚱해서 하나의 벽돌이 빠지고 ‘와르르...’ 하면 어떻하지... 그건 단지 내 노파심에 그쳤음을 새로운 보금자리 Borna로 무사히 안착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였다

6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퀠른 돔을 지었다는 것을 보면서 알았어야 했는데 정말 대단하다!  할 수 없이 이사를 가야만 하는 것도 가야하는 것이지만, 부수고 새로 짓지 않고 이사를 한다는 것도 내겐 충격으로 느껴진다.

그건 아마 내가 한국적 사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쉬운 일일까? 3백만 유로의 비싼 교통비에 200여 그루의 나무가 길을 가로 막고 있고 Pleisse강과 Wyhra강도 길을 막았다. 나무를 배고 강에 있는 다리가 무게를 견디지 못해 강을 건널 길이 새로 만들어져야했다. 그 기간 동안 흐는 강물도 수도관을 통해 잠시 피난을 가야만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음은 유감스럽게도 그 마을의 지하엔 부더러운 갈색 갈탄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Mibrag(독일의 석탄회사)라는 회사는 그 곳의 갈탄을 캐내기 위해 Heuersdorf 마을과 오랜 법적 투쟁을 했다. 그리고 2005년 재판관은 석탄회사의 손을 들어 주었기 때문에 2008년까지 약 320여명의 주민들과 함께 오래된 교회는 이사를 가야만 했다.

기도교적 삶을 사는 이들에겐 교회가 떠났기에 남아 있는 50여 주민들도 언젠가는 떠날 것이다.
결국 그곳은 언젠가 지하 2000m를 내려가서 캐 올려 오는 광산이 서 있게 될 것이다.

2007년 10월 22일 출발한 교회는 철두철미한 완벽주의와 서두르지 않음과 하나님이 보호하사  Martin-Luther-Platz에 10월 29일 오후 1시쯤에 잘 도착 했다.

2008년 부활절에 예배와 더불어 새로운 보금자리에 헌신되어 많은 이들에게 하나님의 구원의 메시지를 영원히 전하게 될 것이다.

새 보금자리에 도착하는 모습과 환영객들


/민형석 독일통신원 82sky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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