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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올라가면서 ‘암내’로 불리는 액취증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액취증이 있는 사람은 평소 청결한 몸관리가 중요하고, 심할 경우 악취를 유발하는 아포크린 땀샘 제거수술을 받으라고 전문의들은 권고한다. |
주부 권기옥(47)씨는 최근 중학생 딸을 데리고 병원을 찾았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땀을 많이 흘리는 딸아이가 친구들로부터 “쩐내가 난다”고 놀림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액취증으로 남모르게 고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겨드랑이 땀이 겉옷을 흠뻑 적시는가 하면 악취를 풍겨 주변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기 때문이다. 액취증은 청소년기부터 생기는데, 증세가 심하면 학업과 대인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땀과 세균이 만나 액취증을 유발한다
우리 몸에는 두 종류의 땀샘이 있다. 맑고 투명한 땀을 배출하는 에크린샘과 암내의 원인이 되는 아포크린샘이다. 몸 전체에 골고루 퍼져 있는 에크린샘은 교감신경의 자극에 의해 땀이 나며 체온조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반면 겨드랑이, 음부, 귓속, 유두 등 은밀한 곳에 집중된 아포크린샘은 겨드랑이에 가장 많이 분포한다.
아포크린샘은 신경자극과 관계없이 땀이 분비되며 체온조절과도 별 관계가 없다. 정상적으로 누구나 아포크린샘은 갖고 있지만, 액취증인 경우는 샘의 크기가 크고 분비량이 많으며 분비되는 땀의 성분이 일반인에 비해 저급 지방산과 철분이 많다.
아포크린샘에서 분비된 땀은 초기에는 냄새가 없지만 피부에 존재하는 세균에 의해 분해가 되면서 냄새가 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여름처럼 고온다습한 기후에는 땀샘의 분비가 촉진되고 겨드랑이에 있는 세균이 증식되면서 냄새가 심해져 주변사람들을 불쾌하게까지 한다.
◆귀지 체크로 액취증을 진단할 수 있다
액취증이 나타나는 시기는 신체적으로 사춘기가 시작되는 시기와 일치한다. 즉 여학생은 초경이 시작되고 가슴이 나오기 시작하는 때부터다.
아기에게도 전신에 냄새를 분비하는 아포크린샘이 분포하지만 아직 활동하지 않아 냄새가 나지 않는다. 냄새를 풍기는 아포크린샘이 활동을 시작하는 것은 성호르몬 분비가 활발해지는 사춘기 때부터다. 갓난아이 시절 전신에 분포하던 아포크린샘은 이때가 되면 겨드랑이 밑, 음부, 유방 주위, 배꼽 등에 남게 되고 다른 부분의 샘들은 퇴화해 없어진다. 이 아포크린 땀샘의 활동 개시와 함께 액취증도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아이들의 발육이 좋아지면서 액취증이 생기는 연령층도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간혹 2차 성징 전에 액취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유전적인 원인일 수도 있고 육류 위주의 식생활 때문일 수도 있다.
액취증이 의심된다면 귀지 상태를 봐서 확인할 수 있다. 아포크린샘은 귓속에도 많이 분포하는 만큼 귀지가 젖어 있는 사람은 아포크린샘의 기능이 활발해 액취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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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 전문의가 레이저를 이용해 겨드랑이 액취증 시술을 하고 있다. |
◆평소 청결유지가 관건이다
겨드랑이 냄새를 없애기 위해서는 통풍이 잘되는 면 소재 옷을 입고, 땀에 젖은 옷은 빨리 갈아입는 게 중요하다. 또 샤워를 자주 하고 겨드랑이를 잘 말려준다. 겨드랑이 털이 많으면 제거한 뒤에 파우더를 뿌린다.
증세가 일시적일 때는 땀 분비를 막아주는 데오드란트를 사용한다. 과도한 지방 섭취는 체취를 강하게 만드는 원인인 만큼 육류, 계란, 우유, 버터, 치즈 등 고지방·고칼로리 음식 대신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녹황색 채소와 과일에 풍부한 비타민A는 세균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 액취 예방 효과가 있고, 쌀 보리 당근 호박 시금치에 풍부한 비타민E는 악취 발생의 원인인 과산화질의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냄새가 심한 경우 아포크린샘 제거수술이 있다
초음파 지방흡입기를 이용한 흡입술이 있다. 겨드랑이를 0.5㎝ 이내로 작게 절개한 뒤 초음파가 나오는 특수한 기구로 피부 밑으로 집어넣어 초음파로 아포크린선을 파괴하는 방법이다. 수술 자국이 작아 흉터가 거의 남지 않으며, 피부 신경 혈관의 손상 없이 아포크린샘이 있는 피하지방층만을 파괴하기 때문에 출혈과 통증이 없는 게 장점이다.
또 ‘오스미레이저’를 이용한 수술법도 인기다. 오스미레이저는 가느다란 레이저 파이버를 바늘구멍 크기의 작은 구멍을 통해 땀샘이 있는 진피 하부에 넣어 직접 조직 내에서 레이저를 조사해 땀샘을 파괴하는 시술이다. 부분 마취로 바늘구멍만 내어 시술하게 되므로 흉터가 거의 없으며, 붕대나 탄력복 착용이 필요 없고 다음날부터 샤워가 가능해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들의 호응이 높다. 오스미레이저는 한번 시술로 60∼80% 정도의 암내 감소 효과를 나타내므로 기존 절개수술에서 보이는 80∼90%보다는 약하지만, 두세 번 시술을 받으면 기존의 시술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오스미레이저의 가장 큰 장점은 일상생활에 큰 지장 없이 시술할 수 있다는 점이다. 휴가를 내기 힘든 직장인들에게 호응도가 좋은 시술법이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도움말:김진영 강남 아름다운나라 성형외과 원장, 최광호 초이스 피부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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