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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제2 롯데월드 위해 공항 옮겨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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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5-19 20:34:06 수정 : 2008-05-19 20:3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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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잠실에 555m 높이의 제2 롯데월드 건립이 허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초고층 건물이 들어설 경우 인근 성남 공군기지(서울공항)에서 항공기가 뜨고 내릴 때 문제가 생긴다는 이유로 국방부에 의해 거부된 제2 롯데월드 건립안이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상황이 급반전되고 있다는 것이다. 제2 롯데월드 조성을 위해 자칫 공군이 짐을 꾸려야 할 판이다. 국가안보가 기업친화적인 정책에 의해 뒷전으로 밀려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대통령은 제2 롯데월드를 건립하면 일자리가 많이 생겨난다는 의중에서 재검토를 지시했다고 한다. 청와대에서 열린 재계 총수들과의 회의에서다. 물론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심정을 십분 이해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재벌 측 요구만 듣고 배석한 국방장관에게 면박을 줬을 정도로 국가안보에 자신감이 있고 정통한지 묻고 싶다.

성남기지를 1년에 한두번 오는 외국 귀빈을 영접하기 위한 시설물쯤으로 여겨선 안된다. 사실 성남기지는 대북 정찰기와 공군수송기가 수시로 이착륙하는 주요 전략시설이다. 국방부와 공군이 기지 이전 문제에 대해 난색을 표하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닌가. 공익을 위해서라면 군부대도 때에 따라선 이전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제2 롯데월드가 과연 얼마나 공익에 보탬이 될지 의문이다. 기지를 이전하거나 활주로를 추가 증설하는 비용 부담에 롯데측은 소극적이다. 그렇다면 국민 혈세로 막대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얘기다. 특혜 시비로 비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제2 롯데월드 건립 문제는 안보문제에 걸려 10년이상 표류해 왔다. 금싸라기 땅을 놀리는 것은 회사로서나 사회적으로도 낭비임에 틀림없다. 그러기에 국무조정실 산하 행정협의조정위원회는 지난해 롯데 측에 203m 이하의 층고를 권고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롯데는 이를 거부하고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층수를 높여 기업의 실익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잠실 하늘을 공군이 독점해서도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재벌기업에 특혜를 주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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