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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태국산 호러영화가 여름 공포영화 시장을 선점할 기세다. 독특한 소재와 깔끔한 내러티브는 물론 우리네 한(恨)과 비슷한 원한의 정서를 드라마의 줄기로 삼아 한국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바디’에 이어 ‘카르마’ ‘카핀’ 등이 이달 줄줄이 개봉된다.

 ‘카르마’는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위시트 사사나티앙 감독의 첫 공포영화다. 그는 ‘시티즌 독’ ‘블랙타이거의 눈물’로 태국 뉴웨이브를 이끌고 있는 인물로 아핏차풍 위라세타쿤, 펜엑 라타나루앙과 함께 태국 영화의 총아로 평가받고 있다.

 영화는 죽여서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곁에 두고 싶은 여자와 죽어서라도 사랑하는 이를 찾고 싶은 여자의 이야기다. ‘귀신은 언제 어디서든 존재한다’는 태국 속담의 모티프를 바탕에 깔고 두 여성의 한과 사랑을 녹여냈다. 프랑스 점령기인 1930년대가 배경이다.

 실종된 남편을 찾아 시골에서 막 상경한 임신부 누알은 우연히 과부 란의 저택에 머물게 된다. 란은 외부 출입을 삼간 채 안채에만 기거하는 신비로운 여성이다. 차가운 성격의 여집사는 안채 쪽에 얼씬도 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하지만 누알은 란의 처소에서 흘러나오는 익숙한 바이올린 소리를 듣고 그곳으로 발길을 옮긴다.

 ‘카르마’는 비교적 잘 짜인 스토리를 선보인다. 색다른 상상력이나 참신한 볼거리가 눈에 띄진 않지만 익숙한 이야기들을 뻔하지 않게 포장했다. 반전과 반복 코드가 전체를 관통하며 설득력을 더해준다.

 특히 마지막 20여분의 클라이막스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 막판 한꺼번에 몰아치기 위해 앞에서는 지루할 정도로 숨고르기를 하는 느낌이다. 좀체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질질 끄는 전반부에선 도대체 감독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질 정도다. 하지만 결말에 이르면 그것이 감독의 의도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19일 개봉.

 이성대 기자 karis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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