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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불임의 사회학'] “시험관아기 만능주의 벗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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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9-08 09:51:43 수정 : 2008-09-08 09: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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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승 대한생식의학회장 “남성불임 사회적 관심 없어” “여성불임에 비해 남성불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거의 없다. 정상적으로 임신할 수 있는 방법을 다해보지도 않고 곧장 시험관아기 시술로 넘어가는 풍토는 잘못됐다.”

백재승(55·서울대 비뇨기과 교수·사진) 대한생식의학회 회장은 “언론도 남성 불임은 거의 다루지 않고 불임의 원인은 간과한 채 시험관아기만 집중 조명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오직 정자와 난자의 기계적 결합에만 집중하는 ‘시험관아기 만능주의’는 비인간적일뿐더러 불임 해결의 근본 해결책도 아니라는 얘기다. 백 교수는 정부의 불임부부 지원사업도 “시험관아기 시술만 지원하기 때문에 균형 있는 정책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불임부부들이 시험관아기 시술비용을 지원받기 위해 여성의 몸에 무리가 덜 가는 자연주기 치료나 인공수정 등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란다. 그는 “정부가 이름은 불임부부 지원사업이라고 붙여놓고 남성불임, 인공수정 등 보다 인간적인 치료방법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시험관아기만 지원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백 교수는 의료기관도 ‘시험관아기 만능주의’가 만연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남성불임의 심각성을 말로는 인정하면서도 결국 1∼2년이나 걸리는 치료 대신 당장 돈이 되는 시험관아기 시술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그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임신 실패를 면피하려고 정작 중요한 임신율 대신 의학적으로 아무런 가치도 없는 수정률을 슬쩍 흘리며 불임부부들에게 ‘거의 다됐는데 실패했다’는 환상을 심어준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최근 우리나라에 쌍둥이가 늘어나는 현상도 병원들이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시험관아기 시술 때 배아 수를 1∼2개로 제한하라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고 여러 개를 이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백 교수는 “불임전문병원들은 시험관 시술로 태어난 아이들을 모아 고급 호텔에서 생일파티를 열기도 한다”며 날로 커지는 시험관아기 시장을 놓고 벌이는 병원들의 치열한 경쟁 실태를 전했다. 그는 “보조생식술에 실패한 뒤에도 자연임신에 성공한 부부들이 의외로 많다. 조바심 내지 말고 임신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게 무엇보다 필요한 불임 극복의 태도”라고 조언했다.

특별기획취재팀=채희창(팀장)·이상혁·김태훈·양원보 기자 tams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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