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은총재 "실물경제 위기 이제 시작"

국회 현안보고 "앞으로도 어려운 시기 더 지속"
"필요하면 국채 직매입해 유동성 적기 공급"

◇미국 금융위기에 따른 대책 마련을 위해 긴급 구성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합동대책팀’ 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7일 “(글로벌 위기가) 금융 쪽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며 실물 쪽에서는 이제 막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보고에서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해 “1년 이상 끌어온 문제들이 하나하나씩 전개되고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어려운 시기가 조금은 더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정책금리 동결과 관련, “현재는 유동성이 문제인 만큼 (미 중앙은행이) 유동성과 금리를 분리해 보겠다는 의미로 보인다”며 “앞으로 우리 금리정책에도 충분히 참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한국 금융시장이 유독 글로벌 금융악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에 대해 “한국은 다른 신흥시장보다 상대적으로 증시 규모가 크고 환금성이 양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주식형 펀드의 대규모 환매 청구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장기투자 성향의 적립식 펀드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과 시중자금 흐름을 면밀히 파악해 정부와 협조하며 필요하면 국채 직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적기에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진석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