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동시 단속… 풍선효과 막아야" 경찰이 성매매업소를 대대적으로 단속하자 일부 업주들이 영업을 포기하는 등 전방위 현장 단속이 일단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부풀어 오르는 ‘풍선효과’로 인터넷을 통한 성매매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성매매특별법 시행 4년(23일)을 앞두고 온·오프라인에서 경찰의 ‘양동작전’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속속 문닫는 성매매 업소= 21일 오후 9시 경찰 ‘성전(性戰)’의 시발점인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퇴폐안마업소 거리. 밤마다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을 밝히던 예전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지난 7월28일부터 경찰의 단속이 시작된 지 두 달이 가까와지면서 거리를 가득 메웠던 호객꾼마저 자취를 감췄다.
상납경찰 명단을 공개하겠다며 경찰을 협박하던 업주들은 ‘백기’를 든채 속속 업종전환에 나서 61곳 중 6곳이 노래방, 모텔, 당구장 등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9곳은 아예 폐업해 성매매업소 25%가량이 사라졌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300평 규모의 성매매 업소와 성인 오락실 영업을 하던 Y마사지는 이제 M노래주점으로 바뀌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며칠 동안은 단속을 허탕 칠 정도로 문을 연 성매매업소를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서울의 대표적 집창촌인 청량리와 용산의 업소들도 개점휴업 상태다. 강남 일대 안마시술소나 룸살롱도 지난주 경찰 단속의 철퇴를 맞았다. 대전의 대표적 홍등가인 ‘유천동 텍사스촌’ 역시 지난 7월부터 대전 중부경찰서의 강도 높은 단속이 이어지면서 성매매업소 16곳이 지난주 대전세무서에 휴업신고서를 제출했다.
◆인터넷 성매매 기승=성매매업소들은 경찰 단속의 직격탄을 맞았지만 ‘인터넷 성매매’는 기업형으로 바뀌면서 활개를 치고 있다.
‘인터넷 포주’로 불리는 남성이 채팅으로 성구매하려는 남성을 유인해 성매매 업주에게 소개하면 이 업주는 성구매자에게 여종업원을 보내 주는 방식인데 이때 사무실로 위장한 오피스텔이나 모텔 등이 성매매 장소다. 실제로 장안동 단속의 여파로 이 지역에서 영업하던 호객꾼들이 직접 주변 오피스텔이나 모텔을 임대해 ‘오피스텔 성매매’로 업종전환에 나서고 있다.
장안동의 한 업주는 “아가씨들을 서너명 단위로 모으고 오피스텔이나 모텔을 빌린 뒤 단골에게 연락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성매수자를 찾아 영업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애인대행 사이트나 소개팅 주선 사이트를 위장한 성매매도 여전하다. 최근 서울 수서경찰서는 애인대행 사이트에서 성매매를 한 남성 340명을 무더기로 적발했다.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애인대행 사이트를 통해 애인 역할을 하는 여성과 마음만 맞으면 실제 성매매가 가능해 남성들이 많이 이용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성매매 사범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06년 3만4795명이던 성매매사범은 지난해 4400여명 늘어난 3만9236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상반기만 벌써 2만명이 넘는 성매매사범이 적발됐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장소와 시간을 바꾼 변종 성매매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단속에서 적발된 성매매 여성들의 교육과 재취업, 업주 처벌로 공급요소를 차단해야 한다”며 “ 성구매는 범죄라는 전반적인 사회캠페인과 정부차원의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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