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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자의 나라 한국’ 박은식·이광수 영문편지 찾았다

입력 : 2008-10-28 00:12:08 수정 : 2008-10-28 00: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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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저자에 일제 부당함 호소 독립운동가 박은식과 소설가 이광수가 1920년대 쓴 일제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내용의 편지가 발굴됐다.

월간 ‘문학사상’은 11월호에 당시 상해임시정부 사료편찬위원이었던 박은식과 이광수가 1882년 첫 출간된 ‘은자의 나라 한국’의 저자 미국인 W. E. 그리피스에게 보낸 영문 편지를 발굴, 수록했다고 27일 밝혔다.

1920년 6월23일 상하이발로 쓰인 이 편지에서 두 사람은 그리피스가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겪은 후의 한국에 대해 새로 다섯 장을 추가하는 개정판을 낸다는 소식을 접한 후 기대감과 함께 정확한 사료 제공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들은 편지에서 “‘은자의 나라 한국’은 몇몇 세부적인 부분에 심각한 오류가 있음에도 현존하는 한국사 기록들의, 최고의 것 중의 하나”라며 “우리는 새 책에 도움이 될 가능한 모든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그대의 두려움 없는 자세는 우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또 비양심적인 야만족으로부터 멸망에 직면해 있는 한때 영광스러웠던 문화의 보존에 대한 우리의 의무와 권리를 새롭게 인식하도록 고무했다”고 덧붙였다.

이 편지는 김종철 서울대 국어교육학과 교수가 미국 럿거스대 도서관에서 찾아낸 것으로, ‘문학사상’에는 편지 원문과 번역문 등이 실려 있다.

1870년 일본정부의 초청으로 3년간 일본 생활을 한 그리피스는 ‘은자의 나라…’에서 일본이 경제제도, 산업제도, 교육제도 등에서 근대화를 조선에 시행했고, 또 조선에 와서 무분별한 야만적 횡포를 일삼는 악덕 자국인을 단속하는 일 등에 노력했다는 등 편향적으로 기술했다.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는 해제에서 “편지는 두 사람 명의로 됐으나 문체로 볼 때 이광수의 작문으로 추정된다”며 “임시정부를 세워 외롭게 싸우던 이들이 당시 그린피스의 개정판에 얼마나 고무되었는지가 느껴져 가슴이 뭉클하다”고 말했다.

조정진 기자 jjj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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