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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진압중 철거민5명·경찰1명 사망 참사

입력 : 2009-01-21 18:26:57 수정 : 2009-01-21 18:2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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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성중이던 서울 용산 철거민들을 경찰이 강제진압하는 과정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 등 6명이 사망하고 십여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한강대로변 재개발지역 4층짜리 건물에서 전날부터 점거농성 중이던 철거민들을 경찰이 강제 진압하는 과정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관 1명이 숨지고 17명이 부상했다.

 병원에 이송된 부상자 중에는 심한 화상을 입은 중상자도 포함돼 있어 추가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42분쯤 10t짜리 기중기를 이용, 경찰 특공대원들이 타고  있는 컨테이너 박스를 철거민들이 농성중인 건물 옥상으로 끌어올려 본격적인 진압 작전에 돌입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진압이 시작된 지 40여 분만인 7시24분쯤 철거민들이 옥상에 설치한 5m 높이의 망루에서 갑자기 불길이 치솟으면서 옥상 전체로 번졌고, 망루는 1분도 안돼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철거민들이 화염병을 만들기 위해 쌓아놓은 시너병 70여통에 불이 붙으면서 한꺼번에 폭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날 사망자 대부분은 이 과정에서 숨진 것으로 추정되며, 경찰은 이들의 정확한 신원을 파악 중이다.

 이와 함께 현장에서 경찰 복장을 한 시신 1구도 발견됐는데 경찰은 이날 오전 진압 과정에서 실종된 서울지방경찰청 특공대 소속 김모(32) 경장 여부를 확인 중이다.

 또 경찰과 철거민, 용역직원 등 17명이 얼굴과 기도 등에 화상을 입거나 건물에서 뛰어내리다 골절상을 입고 용산 중앙대병원과 한강성심병원 등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배모(39)씨는 “망루 안쪽에 작은 불꽃이 한두 차례 있다가 꺼지고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큰 불꽃이 망루 전체로 확 피어올랐다, 불이 시너같은 인화물질에 옮겨붙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진압 과정에서 철거민 3명이 건물 옥상을 둘러싸고 있는 외벽에 올라타 구호를 외치며 저항하는 아찔한 상황도 나왔지만 이들이 5분여만에 검거되면서 경찰의 진압작전은 마무리됐다.

 현재 경찰은 화재 감식반 등을 투입해 현장 상황을 조사하고 있으며 건물 인근에는 전국철거민연합 회원 30여명이 경찰의 진압에 격렬히 항의했다.

 앞서 서울 용산4구역 철거민대책위원회 회원 수십명은 19일 오전 5시부터 이 건물을 점거하고 “강제철거를 하면 생계를 이어갈 수 없다, 철거 전에 생계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며 농성을 벌여왔다.

 한편 이날 진압작전으로 한강대로를 지나는 차량을 용산역 앞으로 우회시키면서 극심한 교통정체가 빚어져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다음은 소방당국이 밝힌 부상자 명단.

◇ 경찰   
 ▲용산 중앙대병원 노정환(29) 조현민(29) 김양신(36) 이창원(38)
 ▲흑석동 중앙대병원 양문석(25) 배명우(35) 박찬현(38)
 ▲한강성심병원 최윤식(37) 권성철(34) 성영낙(31) 강인규(32) 남기춘(38)

◇ 시위자ㆍ용역업체직원   
 ▲순천향병원 지석준(40) 김용근(51) 천주석(47)
 ▲용산 중앙대병원 이충연(37) 김명숙(45·여)  

김형구 기자 julyend@segye.com
세계일보 온라인뉴스부 bodo@segye.com, 팀블로그 http://ne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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