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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추기경 빈소 명동성당 `슬픔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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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2-17 16:23:31 수정 : 2009-02-17 16: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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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거룩한 마지막 모습 지켜볼 것" 한국 가톨릭계의 `큰 별'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16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는 슬픔에 가득찬 1천200여명의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엄숙한 분위기 속에 안치식이 거행됐다.

이날 언론을 통해 김 추기경이 서초구 강남성모병원에서 서거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800여명의 시민들은 명동성당 대성전에 모여 고개를 숙이고 기도를 드리며 초조한 마음으로 김 추기경의 시신을 기다렸다.

오후 7시께 대성전을 찾은 최모(53.여) 씨는 "다른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다 신부님이 슬픈 소식을 전하시기에 얼른 달려왔는데, 충격이 너무 커서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며 "이 곳에서 기도를 드리며 추기경님을 기다리겠다"며 눈물을 떨궜다.

김 추기경의 시신이 성모병원에서 출발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시민들은 일제히 대성전 문을 향해 일어나 마지막 길을 떠나는 고인을 맞을 채비를 했다.

이윽고 오후 9시40분께 하얀 천에 덮힌 시신이 서울 교구회 신부 8명의 손에 이끌려 대성전 문 안으로 들어오자 시민들은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며 관 주위로 몰려들었다.

추기경의 시신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강성열(63.남) 씨는 "평소에 명동성당에 다녔는데 한번도 뵙지 못했다. 이렇게 뵙게 될 줄은 몰랐다"며 눈물을 훔쳤다.

제대(성당의 정면 부분) 앞쪽에 마련된 유리관으로 눈을 감은 김 추기경의 시신이 안치되자 `마지막 모습'을 지켜본 시민들은 한층 더 슬픔에 빠져들었다.

시신 운반이 끝나자 정진석 추기경은 성수를 관에 뿌리는 `성수예절'과 향로를 들고 관을 한바퀴 도는 `분향예절'을 행하고 붉은 방석에 앉아 엄숙히 기도를 올렸다.

안치식을 지켜본 시민들은 일제히 "추기경 스테파노를 구원하소서. 주님의 거룩한 부활로"라고 연도(천주교에서 고인에게 드리는 기도)를 바쳤다.

이날 추기경의 시신 운반을 맡은 8명의 교구청 신부 중 하나인 주호식 신부는 "때로는 할아버지 같은, 때로는 큰 어른 같은 분이었다"며 "사제로서 내가 걸어가는 길에서 가장 큰 모범을 보여주신 분"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안치식에는 한승수 국무총리 내외를 비롯해 고흥길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송월주 조계종 전 총무원장 등이 참석해 김 추기경의 마지막 길을 기렸다.

오후 10시30분께 도착한 유 장관은 "어른이 돌아가셔서 슬프기도 안타깝기도 하다. 김 추기경의 삶이나 모습이 많은 사람들에게 잘 받아들여져 좋은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추모했다.

앞서 김 추기경이 서거한 서초구 강남성모병원에 있던 시민들도 충격과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가톨릭 신자 안모(28.회사원) 씨는 "너무 갑작스러운 소식이라 전혀 믿기지 않는다"면서 "김 추기경이 베푼 희생과 봉사가 영원히 사람들 가슴 속에 남을 것"이라며 애도의 뜻과 함께 명복을 빌었다.

병원 내과의사인 이수연(30.여) 씨도 "김 추기경님의 세상을 위하는 마음에는 늘 고개가 숙여졌다"며 "추기경의 거룩한 마음이 국민들 마음에 영원히 깃들기 바란다"고 기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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