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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적' 새벽부터 2㎞ 장사진

입력 : 2009-02-19 14:53:55 수정 : 2009-02-19 14: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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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추기경 오늘 입관식… "마지막 모습 뵈야겠다"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이 평생 역설한 `사랑과 긍정의 힘'이 온 국민을 서울 명동성당으로 끌어모으고 있다.

김 추기경이 87세를 끝으로 선종한 지 사흘째인 19일 빈소가 마련된 명동성당에는 새벽 4시부터 조문 인파가 몰려들기 시작했다. 일반 시민의 조문이 허용되기 시작하는 5시50분께 조문 행렬은 이미 명동성당 들머리와 명동 초입, 삼일로, 퇴계로를 지나 명동역까지 2㎞ 정도 길게 이어졌다.

이는 지난 17일과 18일의 같은 시간대보다 훨씬 긴 행렬이다.

한 자원봉사자는 "첫 지하철을 타고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듯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민 조문객이 새벽부터 장사진을 이룬 것은 이날 오후 성당 본관 대성전 유리관 속에 안치된 김 추기경의 시신에 대한 입관식이 열리기 때문에 김 추기경의 마지막 모습을 보겠다는 심리가 작동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경희(34)씨는 "오늘 입관식을 하면 다시 얼굴을 못 뵈니까 꼭 와야할 것 같아서 5시에 집에서 나왔다. 1시간30분가량을 추위에 떨며 기다렸다가 겨우 얼굴을 뵐 수 있었다"며 "떠나셔서 마음이 아프지만 하느님 곁에 가신 거라 기쁘기도 하다"며 울먹였다.

대학생 임정호(24)씨는 "유리관 속에 누워계신 모습만 봐도 마음이 울린다"라며 "어제 저녁에 들렀지만 줄이 너무 길어 오늘 아침에 다시 왔다. 춥기도 하고 줄도 길었지만 입관하시기 전에 꼭 뵈어야 할 것 같아 참았다"고 전했다.

홍창길(55)씨는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평소 존경해오던 분이다. 오늘 입관한다고 해서 서둘러 나왔다.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시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국적이 프랑스라는 전 헬레나(55)씨는 "저 많은 사람들이 서너 시간씩 추위에 떨면서 기다려도 서로를 위로하며 불평 한마디 없이 기다린다. 이건 추기경님이 우리에게 나눠주신 사랑이 만들어낸 기적이다. 이 사랑의 행렬에 동참하게 해주신 추기경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명동성당은 지난 이틀보다 이날 하루동안 훨씬 많은 조문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질서유지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명동성당 사목협의회 류태규(52) 총무는 "줄이 어제보다 더 길어질 것 같아서 500명의 자원봉사자로는 부족할 것 같다"며 "`묵주기도를 하며 기다리면서 질서를 유지해달라'는 내용의 팻말을 30개 정도 만들어서 곳곳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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