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오른쪽에서 두번째)이 1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90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참석 인사들과 함께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천안=허정호 기자 |
이 대통령은 이날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90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3·1 정신의 가르침대로 남과 북이 만나 한민족의 도약을 위해 합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남과 북은 상대방을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평화적으로 공존, 공영해 나가자고 합의해 왔다”며 “저는 이런 남북 간 합의사항을 존중할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명박정부의 6·15, 10·4 선언 이행 의지를 문제 삼아 대결적 대남관계를 고수해온 만큼, 남북대화의 걸림돌을 치우겠다는 뜻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비핵화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며 북핵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북한을 진정으로 지켜주는 것은 핵무기와 미사일이 아니라 남북협력과 국제사회와의 협력”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또 “3·1운동에서 선열들이 보여줬던 자기 희생과 화합의 정신은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시대 정신”이라며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적 단합을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너와 내가 따로 있을 수 없고 우리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나아가 “힘들다고 변화와 개혁을 멈출 수는 없으며 힘들다고 원칙을 버리고 우회할 수는 더더욱 없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증오와 투쟁의 정신을 버리고 사랑과 화합을 실천해야 한다”며 “이제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국민 대화합 만세운동이 전국 방방곡곡으로 퍼져나갈 것을 믿는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금년은 임시정부 수립 90주년에 맞춰 독립유공자 유해 봉환행사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세균 민주당 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등 각 당 대표, 독립유공자 등과 환담도 나눴다.
이 대통령은 각자 떨어져 다른 인사들과 얘기를 나누는 각 당 대표를 “이쪽으로 오시죠”라며 불러모은 뒤 “여야의 거리도 오늘처럼 이렇게 가까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정당 대표들은 웃음으로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KTX와 버스를 이용해 독립기념관을 찾았다.
허범구 기자 hbk10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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