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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일반고 150명 무시험 선발

입력 : 2009-03-06 10:08:43 수정 : 2009-03-06 10: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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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학년부터… 특목고생 제외·경시대회 성적 반영 안해
정부‘공교육 선진화’맞물려… 다른 대학 확산 여부 주목
“(과학인재 육성에서) 시험만이 목적인 사교육은 안 된다.”

서남표 카이스트(KAIST) 총장이 5일 밝힌 카이스트발 입시개혁안이 또다시 교육계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서 총장은 이날 정부중앙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무시험’ 선발과 ‘경시대회 성적 미반영’을 골자로 하는 ‘2010학년도 입시정책 개혁안’을 내놓았다. 올해 카이스트 부설로 전환된 한국과학영재학교 역시 올해부터 경시대회 성적 비중을 대폭 축소하고 2011학년도부터 아예 전형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카이스트의 이번 발표가 최근 ‘공교육 선진화’를 내세우는 현정부 교육개혁과 맞물려 다른 대학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점수보다는 ‘미래’를 본다=카이스트 입시안의 골자는 2010학년도 입시부터 전체 신입생 정원의 15∼20%인 150명을 일반고 학생들로만 ‘무시험’ 전형으로 선발한다.

카이스트는 정원이 850명이지만, 정부 지원을 받으면 모집 인원이 1000명으로 늘어난다. 모집 정원은 총장이 결정하지만 정부 지원이 변수다.

1차로 전국 1000여개 일반계 고등학교로부터 창의성과 리더십, 과학 분야에서 잠재력 있는 학생 1명씩을 추천받는다.

1차 선발된 인원을 대상으로 입학 사정관이 학교를 방문해 학생·담임교사·학교장 등을 직접 면담하고 학습현장을 직접 둘러본 후 300명을 가려낸다. 이후 카이스트 교수 3명과 학생 1명의 면접을 통해 최종 150명을 선발한다. 이 가운데는 농산어촌 학생이나 저소득층 학생에게 10%씩 우선 할당된다.

다만, 추천대상에서 과학고·외국어고 등 ‘특목고’ 는 배제된다.

매년 카이스트 합격생의 90%가량이 특목고 출신이라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사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잠재력 있는 인재를 발굴하기 위한 차원이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사교육 1번지인 강남 특정 지역에 대한 카이스트의 ‘선전포고’로 생각해도 된다”고 말할 정도다.

사교육에 의한 선행학습의 폐단을 없애겠다는 의지는 각종 경시대회 수상성적을 반영하지 않는 데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현행 대학들은 수시모집에서 각종 경시대회 성적을 반영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도전의식을 끌어올린다는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무분별한 상장 남발로 초등학교 때부터 경시대회 준비가 ‘입시용’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면접 자체가 입시화되는 폐해를 막기 위해 입시 직전까지 면접기준 등도 제시하지 않기로 했다. 서 총장은 “틀에 박힌 면접보다는 특정한 주제 없이 하고 싶은 얘기를 충분히 나누면서 학생들의 자질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학영재학교 역시 2010학년도 입시부터 경시대회 성적 비중을 대폭 줄이고, 2011학년도부터는 아예 전형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그동안 한국과학영재학교는 다단계 전형을 거쳐 영재 학생들을 선발해 왔으나, 사교육으로 선행학습을 받은 학생들이 많이 입학한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또 대학과 같이 입학사정관을 두고 농어촌 지역의 잠재력 있는 학생들을 직접 발굴해 정원의 10%가량을 선발할 계획이다.

◆타 대학으로 확산될까=시행 초기 혼란 우려에 대해 서 총장은 “완벽한 입시안은 없다. 교장선생들이 잠재력 있는 학생들을 잘 추천해줄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해당 학교에 대한 자료가 데이터베이스로 축적되면서 제대로 정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 총장은 “공교육이 살도록 대학들이 앞장서야 하며, 창의성과 잠재력이 있는 학생을 발굴해 20년 후 국가를 이끌 인재로 키우는 것이 카이스트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대학의 책무성을 강조한 대목이다.

실제 카이스트는 서 총장이 부임한 2006년 이후 대학 개혁의 ‘진앙’으로 떠올랐다. 2007년에는 ‘테뉴어(정년보장) 심사에서 교수들을 무더기 탈락시켰다. 2008학년도부터 실시한 심층면접 전형은 다른 대학들이 2009학년도 입시부터 도입한 입학사정관제의 뿌리가 됐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카이스트의 이번 개혁안은 정부의 ‘공교육 살리기’ 움직임과 맥을 같이한다.

그동안 정부가 내놓은 사교육비 절감대책 역시 공교육 개혁의 연장선상에 있다. 특히 교과부는 최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과 ‘선진형 대입전형 확대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점수 위주의 선발에서 벗어나 잠재력 있는 학생을 뽑아야 한다”면서 대학들의 자발적인 개혁을 잇달아 주문하기도 했다.

김기동 기자 kid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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