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예방시스템 미비” “강도높은 수사 결과” 해석 분분 노무현정부 시절 적발된 뇌물 액수가 1993년 이후 정권 중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한국언론재단의 통합뉴스데이타베이스(카인즈)에 등록된 1993∼2008년 형사처벌된 뇌물사건 보도를 분석해 9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15년간 전체 뇌물 사건은 총 750건에 전체 액수가 1975억원에 달했다.
건수로는 김영삼정부 때가 267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노무현정부 266건, 김대중정부 142건이었다.
액수로는 노무현정부가 총 1217억원에 달해 전체의 61.6%를 차지했다.
경실련은 노무현정부 때 뇌물 건수나 액수가 많은 것은 효과적인 부패 예방 시스템이 미비했다고 볼 수 있지만, 이보다는 수사기관 수사가 역대 어느 정권 때보다 강도 높게 진행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노무현정부 시절 뇌물사건은 분야별로 건축·주택 관련이 141건에 47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권력·인척 비리(58건, 425억원), 인사·교육 비리(34건, 71억원), 세무·감세 비리(6건, 82억원) 순이었다.
현 정부 들어서는 지난해 한 해 동안 모두 54건의 뇌물사건이 적발됐고, 뇌물액은 287억원으로 집계됐다.
뇌물사건 1건당 액수를 보면 김영삼정부가 1억 5816만원, 김대중정부가 1억 9782만원, 노무현정부가 4억 5767만원으로 해가 갈수록 고액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삼정부에서 노무현정부까지 발생한 비리를 유형별로 보면 재개발·재건축 비리와 관련된 뇌물사건이 전체 750건 중 413건(55.1%)으로 가장 많았고, 액수는 95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사법기관과 대통령 측근 관련이 147건(576억), 공직자 인사청탁·교육 관련(85건, 103억원), 세금감액·세무조사 무마(32건, 105억), 금융기관 대출비리·주가조작(28건, 159억), 병역비리(25건, 28억) 순으로 나타났다.
뇌물수수자 직업은 전체 1867명 중 74.3%(1388명)가 공직자였다. 공직자 중 공무원은 833명으로 44.6%를 차지했고 그 외에 정치인 224명(12%), 공기업 직원 199명(10.7%), 대통령 친인척·측근 132명(7.1%) 등이었다.
경실련 관계자는 “15년간 뇌물사건 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한민국은 한마디로 부패공화국이었다”며 “정부는 속히 공직자비리조사처를 설치해 부패를 척결하고 뇌물부패 자금을 전액 몰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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