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검찰에 따르면 추 전 비서관은 지난해 8월말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에게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 무마를 위해 애써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건평 씨와 추 전 비서관은 2007년말 건평 씨의 조카와 추 전 비서관 지인이 다리를 놓아 안면을 튼 사이였다.
추 전 비서관은 건평 씨에게서 박 회장을 만나봐 달라는 부탁을 받았지만 세무조사 중이라 직접 만나기는 어렵다고 사양한 뒤 며칠 뒤인 2008년 9월 9일 박 회장의 비서실장인 정승영 정산개발 사장을 만나 2억원을 받았다.
`임무'를 맡은 추 전 비서관은 9월 17일부터 10월 23일 사이에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과 8차례 통화를 했고 이 가운데 두 번 정도는 이 의원과 직접 연결이 돼 박 회장의 구명을 부탁했지만 거절당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이 의원을 통하기 어렵다고 생각한 추 전 비서관은 10월 25일 한나라당 친이(親李)계 핵심 인사인 정두언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임무 수행'을 재차 시도했지만 또다시 거절당했다고 검찰에 말했다.
국세청은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마무리한 뒤 그 해 11월 검찰에 박 회장을 고발했고 결국 로비는 성공하지 못한 채 끝났다.
검찰은 추 전 비서관이 돈을 받은 이후부터 올해 2월 사이 통화내역 2천250건을 모두 뽑아 `구명로비'의 단서가 될만한 기록을 검토했고 이 가운데 이 의원 및 정 의원과의 통화내용을 추궁했지만 실제 로비가 이뤄진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추 전 비서관의 진술은 정 의원의 해명과는 일치하지만 추 전 비서관과 아예 통화한 적이 없다는 이 의원의 주장과는 배치되는 것이라서 논란도 예상된다.
이상득 의원은 이날 측근을 통해 "나는 전화를 직접 갖고 다니지 않는다. 비서진이 전화연결을 한다. 나는 어떠한 부탁전화도 받은 적이 없다. 왜 그런 말을 하는 지 전혀 모르겠다"고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편 추 씨의 통화내역 중에는 건평 씨와 전화한 기록이 25차례나 있었으며 검찰이나 국세청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고 받은 흔적은 없었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추 전 비서관이 청와대 비서관 및 행정관들과 전화한 기록도 상당수 나왔지만 `구명로비'와는 상관 없는 개인 통화로 보인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추 전 비서관은 박 회장 측으로부터 받은 2억원을 가지고 친여 성향의 인터넷매체인 `아우어뉴스'를 설립하는데 자본금으로 5천만원을 쓰고 경비로 2천400만원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또 생활비나 아들의 유학비, 본인이 운영해온 연구소 후원금 등으로 2억원을 모두 사용했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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