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은 “사실대로 가는 것이 원칙이자 최상의 전략”이라며 “참 구차하고 민망스러운 일이지만, 몰랐던 일은 몰랐다고 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직접 100만달러와 3억원을 요구했다는 일부 보도를 전면 부인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집사람이 한 일에 대해) 도덕적 책임을 지고 비난을 받는 것과 (내가 직접)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른 일”이라며 거듭 같은 주장을 폈다. 노 전 대통령은 “어떤 노력을 해도 제가 당당해질 수는 없을 것이지만 일단 사실이라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권양숙 여사와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이 얼마 전 노 전 대통령에게 ‘이실직고’했고, 이에 노 전 대통령은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탈기(탈진)’할 정도로 격노했다고 설명했다. 100만달러가 해외순방에 나선 특별기를 통해 건호씨에게 전해졌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불가능한 얘기로, 그 정도 거액의 외화 반출이 가능하냐”고 반문했다.
13억원과 건호씨의 직접적인 연관성도 부인했다. 다만 문 전 실장은 “권 여사가 갚아야 할 빚에 극히 부분적으로 자녀 생활비 등이 포함됐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500만달러와 관련해서는 ‘태광실업과 연철호씨 간 거래’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문 전 실장은 노 전 대통령이 500만달러를 박 회장에게 먼저 요구했다는 의혹에도 “아무런 근거가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문 전 실장은 “(언론 보도대로) 박연차 회장이 그렇게 진술했는지 믿을 수 없다”며 “박 회장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왜 그렇게 터무니없이 진술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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