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소환조사를 받고 있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앞에 각 방송국 중계차량이 늘어서 이번 사건에 쏠린 국민적인 관심을 대변하고 있다. 전신 인턴기자 |
노 전 대통령 부부는 공교롭게도 같은 달 30일 출국해 남미 과테말라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참석하는 길에 시애틀에 들렀다. 이곳에서 노씨에게 유학비 및 생활비로 돈을 전달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이전까지 학교 기숙사에서 살던 노씨는 지난해 4월 월세 3600달러(당시 약 360만원)짜리 실리콘밸리의 고급주택으로 이사했다. 최근엔 샌디에이고로 옮겨 110만달러(약 15억원)짜리 집에 월세를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는 총 1억원에 이르는 차량(외제차와 국산차)을 소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귀국 전 언론과 전화통화에서 “박 회장 돈을 10원도 쓴 게 없다”고 주장했다.
◆연씨가 받은 500만달러도 노씨와 연관?=연씨가 노 전 대통령 퇴임 직전인 지난해 2월22일 홍콩 계좌를 통해 박 회장에게서 받은 500만달러도 노씨나 노 전 대통령 몫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노씨는 지난해 초 연씨가 박 회장의 베트남 공장을 방문해 500만달러에 대한 투자를 요청할 때 동행했다. 노씨는 연씨와 동갑내기로 이전부터 교류가 있었고, 한 차례 더 베트남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연씨 측은 “타나도 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한 뒤 투자금 명목으로 이 돈을 받아 절반은 실제 해외 벤처업체에 투자했다. 송금 증빙 자료도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자료를 연씨 측에서 받았고, APC 계좌추적 자료를 분석해 500만달러가 타나도 인베스트먼트 홍콩계좌에 입금된 사실까지 확인했다.
검찰은 이 회사와 관련해 노씨가 대주주가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캐물었다. 지난해초 노씨가 미국에서 한국으로 자주 전화를 건 사실을 들이대며 노 전 대통령의 허락을 받은 것 아니냐는 점도 추궁했다.
노씨는 이와 관련된 의혹도 모두 부인했다고 한다. 노씨는 “해외 사업과 투자에 관심이 많아 연씨와 함께 박 회장을 만난 적이 있지만, 연씨를 통해 박 회장 돈을 받았다는 의혹 등은 사실무근”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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