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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서울서… '母子 출두' 첩보전 방불

입력 : 2009-04-13 09:47:55 수정 : 2009-04-13 09:4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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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양숙 여사·노건호씨 검찰출석 안팎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가 하루걸러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건호씨는 공항에서부터 취재진과 첩보영화를 방불케 하는 추격전을 벌였다. 권 여사의 검찰 소환은 조사장소인 부산지검 관계자들조차 모를 정도로 극비리에 이뤄졌다.

지난 9일 밤(현지 시각) 체류 중인 미국 샌디에이고를 떠난 건호씨는 11일 오후 10시46분 일본 도쿄발 아시아나항공 OZ 105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검은색 정장에 하늘색 넥타이를 맨 그는 굳은 표정이었다. 그는 “심경이 어떠냐”는 질문에 “좋지 않다”고만 답했다. 추가 질문에는 “검찰 조사가 끝나면 말씀드릴 기회가 있지 않겠느냐”고 답변을 피한 뒤 대기하던 검은색 체어맨 승용차에 올라탔다.

차량은 쏜살같이 공항을 빠져나갔고, 취재차량 4?5대가 차를 따라붙으면서 3시간여의 심야 추격전이 펼쳐졌다. 그가 탄 차량은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에서 시속 200㎞ 가까이 달렸다. 취재차량이 건호씨 얼굴을 찍기 위해 차량 옆에 바짝 접근하면서 위험한 상황이 여러 차례 연출됐다.

서울시내로 들어선 체어맨 차량은 강남구 일대를 돌다 12일 오전 1시30분쯤 도곡동 모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고, 이곳에서 30분가량 배회하다가 새벽 2시쯤 빠져나왔다. 차가 좁은 일방통행로로 진입하면서 추격전이 끝나는 듯했다. 그런데 갑자기 차가 멈춰서더니 건호씨가 내려 내달렸다. 그리고는 20여m 떨어진 골목 앞에서 기다리던 흰색 쏘나타 차로 갈아타고는 유유히 사라졌다.

6시간 뒤인 오전 9시10분쯤 검찰은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 건호씨가 출석했다고 발표했다. 오전 일찍부터 청사 곳곳에 진을 치고 있던 취재진 수십명은 허탕을 치고 말았다.

전날 권 여사가 취재진을 따돌리고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떠나 부산으로 향할 수 있었던 것은 노 전 대통령 사저의 승합차 덕분으로 보인다. 권 여사가 사저를 나선 것으로 추정되는 전날 오전 9시 무렵 사저 주변에는 취재진이 몰려 있었으나 짙게 선팅된 승합차가 나서는 모습만 목격됐다.

현재 노 전 대통령 사저는 생가 복원공사를 위한 가림막이 정문을 가려 취재진은 출입자를 사저에서 100여m 떨어진 지점에서 볼 수 있을 뿐이다. 날이 어두워지면 출입자 식별이 거의 불가능하다. 일부에서는 권 여사가 취재진이 없는 11일 새벽 모처로 옮겼다가 검찰에 나갔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측 김경수 비서관은 “권 여사께서는 11일 오전 9시쯤 사저를 출발해 검찰 조사후 밤늦게 귀가했다”며 “많이 지치고 힘들어 보였고 오늘(12일) 하루종일 사저에서 쉬고 있다”고 말했다.

정재영 기자, 창원=안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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