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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가요로 佛心 알리는 스님가수

입력 : 2009-05-03 17:39:58 수정 : 2009-05-03 17:3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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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 인간극장 4∼6일 ‘비구니 가수 인드라’
◇인드라 스님이 가수 설운도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KBS 1TV ‘인간극장’은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4∼6일 오전 7시50분 3부작 ‘비구니 가수 인드라’를 방송한다.

인드라는 대중가요 음반을 낸 대한민국 최초의 스님가수다. ‘인드라’는 ‘깨달음’이라는 뜻의 ‘화엄경’ 속 법어다. 음대에서 관악기를 전공한 그는 오케스트라 수석단원으로 활동하다 스물여섯 살 때 정수경이란 이름을 버리고 출가해 법명 ‘서연’이란 이름으로 살았다. 출가 12년째 느닷없이 목탁을 버리고 마이크를 잡았다. “스님이 웬 대중가요냐”, “절 망신, 스님 망신 시키지 말고, 도나 닦아라”는 비난도 받고 무엇보다 어버이와 같은 은사 스님의 반대가 힘들었지만 인드라는 “아무리 거룩한 법문도 중생의 귀에 들어가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고 말한다.

불교보다 가톨릭 종교음악에 관심이 있었던 그는 갑상선 항진증에 걸려 무력감에 빠졌을 때 우연히 산사를 찾았다가 돌연 출가를 결심했다. 그는 속세의 모든 것을 끊어야 하는 강원의 행자시절에도 음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플루트를 깊은 다락에 감춰놓았다. 산속에서 법문을 외고 참선을 하며 수행을 하는 것만으로는 늘 부족함을 느끼던 그에게 ‘죽어서도 네 플루트 소리를 듣고 너한테 가마’란 아버지의 유언은 큰 깨달음을 주었다. 그때부터 다시 악기를 잡고 노래하기 시작했다. 그에게 음악은 번뇌의 시작이 아니라, 중생들을 구하고 깨달음을 구할 수 있는 수행의 한 과정이다. 정수경에서 서연으로 그리고 인드라로 이름은 바뀌었어도 음악은 늘 그녀와 함께한다.

프로그램은 그가 송대관, 설운도, 양희은 등과 함께 산사음악회 무대에 올라 트로트를 부르는 모습과 청중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전한다. 그러나 전국을 돌며 공연을 펼친 인드라는 현재 성대가 결절돼 위기를 맞고 있다. 이대로 강행군을 하다가는 지금의 청아한 목소리로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인드라는 “시련은 수행의 또 다른 이름”이라며 “노래로 세상의 번뇌를 위로받는 이들을 외면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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