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동아리교회'의 인터넷 카페>
석가탄신일을 맞아 기독교인들의 무례를 사죄하는 의미로 절을 찾아 108배를 올린 목사 류상태(52)씨를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뜨거운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예수동아리교회'를 이끌고 있는 류씨는 지난 3일 서울 수유동의 화계사 법당을 찾아 교인들과 함께 108배를 올렸다. "그간 기독교인들이 절에 불을 지르거나 불상에 빨간색 십자가를 그리는 등 불교에 수많은 무례를 저질렀다"며 "연대 책임을 지고 부처님께 사죄하는 뜻에서 참회 예배를 드리기로 했다"는 것이 그가 밝힌 이유다. 이를 위해 찬송과 성경봉독 등 기독교식 예배 절차도 모두 생략했다.
앞서 류씨는 "비록 종교의 외형은 다르지만 부처님은 인류의 큰 스승"이라며 "이번 예배가 종교 간 화합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종교적 관용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 아닐까'라며 '내부의 비판을 무릅쓰고 먼저 화해를 청한 용기와 사랑에 박수를 보낸다', '서로의 종교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이웃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몸소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류상태씨의 108배를 둘러싼 네티즌들의 갑론을박>
그러나 한편에선 '종교적 화합이라는 취지는 십분 이해하지만 하나님이 아닌 다른 종교를 위해 절을 한 것은 분명히 교리에 어긋난다'며 '방법이 잘못됐다', '108배는 종교적 화합이 아니라 종교적 타협'이라고 비판했다. '류씨의 108배는 영웅주의적 퍼포먼스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특히 기독교 내부에선 류씨의 자격을 문제 삼았다. 류씨는 서울 대광고 교목실장이던 지난 2004년, 학교 측의 강제 종교 교육에 반발한 강의석군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직위해제, 결국 목사 자격을 반납했다. 이후에도 류씨는 '한국 교회는 예수를 배반했다', '당신들의 예수' 등 한국 개신교단의 행태를 비판하는 저서들을 출간했다.
때문에 일부에선 '류씨가 이끄는 예수동아리교회는 엄연한 이단'이라며 '이단에서 종교적 참회 운운하며 108배를 올리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 '대표성도 없는 인물이 기독교의 명예를 더럽혔다'며 불쾌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류씨의 행동을 옹호하는 의견도 적지 않아, 현재 예수동아리교회 인터넷 카페 등 관련 커뮤니티에는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디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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