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와 함께 휴가철이 시작됐다. 지금까지 쉬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온 자신에게 달콤한 휴식을 선사할 좋은 기회다. 친구나 연인, 가족과 함께 떠날 휴가 생각에 머릿속에선 벌써 구체적인 계획들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즐겁게 놀 생각만으로 몸을 혹사하면 활력을 얻기는커녕 오히려 병원 신세를 질 수도 있다. 안전하고 즐거운 여름휴가를 보내기 위해 알아두면 좋은 휴가철 건강관리법을 살펴본다.
■운전, 바른 자세 유지… 스트레칭을
오랜 시간을 운전하면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기 쉽다. 특히 장거리 운전을 하다 보면 허리가 뻐근해지고 목도 빳빳해지며 발목마저 시큰거리게 마련이다. 고도일신경외과 고도일 대표원장은 “허리에 부담이 덜 가는 자세는 허리와 어깨를 펴고 엉덩이를 의자 뒤에 밀착시킨 상태에서 등받이는 90∼110도 정도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전 중에 등받이를 너무 뒤로 젖히면 허리를 받쳐 주지 못해 요통이 생길 수도 있다. 등받이에서 등이나 엉덩이가 떨어지면 옆에서 보았을 때 목, 가슴, 허리로 이어지는 척추의 S자형 곡선이 사라지게 된다. 반면 앞으로 숙인 자세, 경직된 자세는 근육통을 불러온다.
운전대와 몸 사이의 거리는 발로 페달을 밟았을 때 무릎이 약간 굽어지는 정도가 적당하다. 그래야 허리뿐만 아니라 페달을 밟았다 떼었다 하는 발목부터 무릎에 무리가 덜 간다.
바른 자세로 운전하더라도 시간이 오래 지나면 허리와 어깨에 무리가 가게 마련이다. 1∼2시간 주행한 뒤에는 차 밖으로 나와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간단한 체조나 심호흡, 스트레칭을 해준다. 운동은 쉽게 통증이 발생하는 목, 어깨, 허리, 무릎 등을 위주로 한다. 장시간 운전 후에는 차에서 내릴 때도 주의해야 한다. 바로 내리지 말고 먼저 허리와 다리를 움직여 부드럽게 해준 다음,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무릎은 굽히고 허리는 편 상태에서 내리는 것이 좋다.
■시원한 옷차림 일광화상 주의해야
휴가철에는 민소매옷, 수영복 등 ‘노출 패션’이 많다. 노출 부위가 늘어나는 만큼 피부는 강한 햇볕과 자외선으로 혹사당한다. 특히 해변은 빛 반사가 심해 자외선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장시간 햇볕에 노출되면 일광화상 위험이 있는 만큼 미리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현명하다.
휴가지에서 물놀이를 즐길 때에는 적어도 자외선차단지수(SPF) 30 이상의 제품을 바르고, 제품을 고를 때는 자외선 A, B를 동시에 차단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대게 흐린 날에는 자외선 차단을 빠뜨리는 경우가 있는데, 자외선 A는 흐린 날에도 피부에 영향을 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자외선 A는 주로 피부에 거무스름한 색소를 착색시키고 주름을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다. 자외선 B는 홍반을 발생시키고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암의 확률이 높아지는 원인이 된다. 자외선 차단제는 이러한 자외선 A, B가 피부에 직접 도달하는 것을 막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때에는 손끝에 살짝 펴서 두드리듯 발라줘야 고루 잘 흡수된다. 특히 얼굴은 입술, 코, 광대 등 돌출 부위를 세심히 발라주며, 야외 활동 시에는 귀, 뒷목까지 발라줘야 일광화상을 예방할 수 있다.
◇전문의들은 해변 등 햇볕 노출이 많은 곳에서는 자외선차단제를 꼭 바르고 2∼3시간 간격으로 덧발라줄 것을 권한다. 장거리 운행 때는 1∼2시간 운전 후 한 번씩 휴식하되, 휴식 때는 스트레칭을 자주 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유의하고 여행 전에 일본 뇌염예방 접종을 해야 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반소매, 반바지 차림이 많은 야외 활동이나 여행지에서 겪는 괴로움 중 하나가 모기물림이다. 모기에 물리면 피부가 빨갛게 붓고 2차 감염으로 염증이 심해질 수 있다. 특히 어린이들은 모기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가 많아 퉁퉁 부어 오르고, 전신에 열이 나거나 농가진 등으로 진행돼 병원을 찾는 일이 적지 않다.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모기가 서식하기 쉬운 장소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여행지 주변에 빈 깡통이나 헌 타이어, 꽃병, 빈 독 등 물이 고여 있을 만한 것을 없애는 것이 좋다. 또 모기향이나 매트, 살충제 등도 준비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모기가 많이 서식하는 지역을 여행하게 되는 경우 일본뇌염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한양대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오재원 교수는 “휴가지에서 아이들이 모기에 물려 고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여행 전에는 일본뇌염 예방접종을 하고 모기 퇴치용품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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