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軍장성 인사다툼’ 알고도 늑장 보고

육군, 靑·국방위에… 李국방 한달 넘도록 몰라

‘육군 장성들의 회식자리 인사다툼 추태’ 사건과 관련해 육군이 18일 청와대와 국회 국방위원회에 뒤늦게 진상을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상희 국방장관은 한 달이 지나도록 육군총장으로부터 공식보고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세계일보 17일자 1면 참조〉

육군 한 관계자는 “육군 지휘부가 오늘 아침 파문 진화를 위해 청와대에 직접 진상을 보고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면서 “대부분 보도 내용은 시인했지만 술자리에서 K 법무실장이 신변에 위협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청와대에선 이번 사태가 군장성들의 기강해이를 넘어 정권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하는 눈치였다”고 전했다.

육군은 이날 국회 국방위 김학송 위원장(한나라당)을 비롯한 대부분 의원실에 뒤늦게 진상을 보고했다. “김 위원장은 보고를 받은 뒤 ‘군에서 이런 일이 빚어졌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고 보좌관이 전했다. 김장수 의원(한나라당)은 “김모 전 육사교장의 조기전역 조치와 관련한 불만을 알고 있었고, 그를 따르는 일부 후배들이 빚은 우발적 행동으로 보이지만 군장성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부끄러운 행동”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 보좌관은 “지휘계통을 무시한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특히 술자리에 육군 인사사령관과 법무실장이 있었다는 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국방장관은 비선을 통해 사전에 대략 사건 내용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아직 육군으로부터 구체적인 사건 개요와 재발 대책 등을 담은 공식보고는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임충빈 육군참모총장이 예방조치와 사건 발생 후 시간을 너무 허비했다는 지적과 함께 이 사건을 유야무야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박병진 기자 [e-mail]


[단독] 전군 비상령인데, 군 장성들 술자리서 '인사다툼' 추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