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 한다, 반드시 한다, 될 때까지 한다.’ 일본전산의 모토는 바로 이 세 가지로 압축되고 있다. 고교 시절부터 사업에 대한 의욕이 강했던 나카모리는 28세에 근무하던 회사를 그만두고 1973년 일본 교토 촌구석 창고에서 단 네 명으로 지금의 일본전산 기업을 세웠다. 이를 시작으로 계열사 140개에 직원 13만명을 거느린 매출 8조원의 막강한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처음부터 남들이 하지 않는 소형 초정밀모터분야만 집중해 카세트용 모터로 시작해서 최첨단 자동차용 모터까지 확대하는 등 손대는 분야마다 쟁쟁한 1위를 제치는 신화기업으로 일궈냈다.
일본전산이 시작된 1973년의 일본경제는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71∼72년 국제통화위기로 엔화가 절상되고 불황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대량의 재정자금이 지출돼 국내총생산에 비해서 통화량이 많이 팽창했다. 73년 가을에는 중동전쟁이 발발해 원유가격이 인상됐다. 이러한 악재 속에서도 일본전산은 중화학공업은 수출이 유리하기 때문에 경제를 부강시키는 산업이라 여기고 과감히 뛰어들어 될 때까지 한다는 막강한 집중과 인내심을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 또한 ‘밥 빨리 먹기’ ‘큰 소리로 말하기’ ‘화장실 청소하기’ 입사시험을 통해 삼류인재를 채용하는 인재전략에서도 학력과 배경이 아니라 ‘열정’과 ‘자신감’이야말로 초일류 기업으로 가는 공동파워를 발산시킨다고 말해주고 있다.
이 책은 필자가 살아온 인생과 어쩌면 조금은 닮은 구석이 있다고, 아니 그렇게 가야 한다고 깨닫게 해준다. 요즘 취업난이 심한데도 많이 배웠다는 이유로 좋고 편한 일자리만 찾으려는 예비취업자가 대부분이다. 또한 기업에서의 획일화된 입사제도도 고정된 지 오래됐다. 필자는 22년간 수많은 직원을 눈여겨봐 왔다. 일의 성취와 욕심은 많이 배우고 잘 배우고를 떠나서 ‘하겠다는 열정’과 ‘고집’에서 판가름이 나며, 리더의 역할에 따라 결과가 다르다는 것을 아마 나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가도 느끼는 바일 것이다.
수많은 경영도서에서 경영전략, 인재전략, 마케팅 등을 일목요연하게 조명하지만 진리는 한 가지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모두 한 가지 맥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캐논전자도 처음에는 ‘저런 걸 시작하다니’라며 갖은 조롱을 당하고, 2대째에는 ‘된다 된다 하면서 도무지 되는 게 없잖아’라며 거짓말쟁이 취급을 당했다. 그러다 3대째에 겨우 꽃을 피웠다.
강의를 다닐 때마다 ‘필자는 남들보다 딱 한 가지 더 잘해서 여러분 앞에 섰을 뿐’이라고 화두를 던진다. 대답은 두 글자이다. ‘인내’. ‘일본전산 이야기’가 전하는 메시지도 바로 이 두 글자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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