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세 악화 빨라… 초기대응 못하면 생명위태” 국내 신종인플루엔자A(H1N1·신종플루) 사망자는 모두 최초 감염 증세 후 5일 만에 생명이 위중한 상태에 이른 것으로 확인돼 의료기관의 초기 대응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신종플루 사망자 2명에 대한 사망 경위와 의학적 특성을 논의하기 위해 18일 ‘신종인플루엔자 자문단 회의’를 개최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이 자리에는 사망자들을 진료했던 두 대학병원 의료진과 서울·고려대 감염내과 교수, 보건복지가족부,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반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사망자 진료기록과 역학조사반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망자들은 인플루엔자A(H1N1)에 감염돼 발열 등 첫 증세가 나타나고 나서 하루 반 만에 심장에 무리를 받아 심장 근육에 염증을 일으키는 심근염 증세로 발전했다”며 “두 사망자는 심근염 증세로 인한 울혈성 심부전증을 앓았고 이어 폐렴, 폐부종 합병증이 거의 동시에 진행돼 숨졌다”고 의견을 모았다.
질병관리본부 전병율 전염병대응센터장은 “두 사망자는 모두 닷새 만에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에 이르러 병세 악화가 매우 놀라울 정도로 빨랐다”면서 “이는 일선 의료기관에서의 초기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첫 사망자의 경우 이달 9일 첫 증상이 나타난 뒤 15일 오전 숨졌고 두 번째 사망자는 지난달 24일 감염증세 후 30일 대학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인공호흡기가 필요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돼 있었다.
사망자들의 이런 의학적 특성은 외국의 사례와 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앞으로 의료기관에 폐렴 환자가 병원에 올 경우 세균성 폐렴이나 바이러스성 폐렴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 신종플루 확진검사를 조기 실시하도록 ‘폐렴 중증사례에 대한 관리지침’을 작성, 전국 의료기관에 보내기로 했다.
참석자들은 이와 함께 신종플루 감염으로 인한 급성호흡증후군에 빠졌을 때 항바이러스제 투약이 효과가 있느냐는 논의에 대해 ‘처방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이는 두 환자 모두 타미플루 처방에도 불구하고 사망했지만 다른 환자들에게서는 효과가 있었고 해외 논문에서도 ‘유효한 방법’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신진호 기자 ship6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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