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해변의 화산석에는 소금처럼 엉겨붙은 석회가 있고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한라산의 깊은 기슭엔 오래전에 버려진 숯가마들이 있다. 석회와 숯가마의 흙이 모두 귀한 식재료가 될 수 있다. 제주도 해안과 오름 일대에는 32가지의 풍을 막아준다는 방풍나물을 비롯해 강한 바닷바람을 이겨낸 귀한 풀들이 있다. 우리의 밥상에서 보기 힘든 재료로, 소금과 갖은 양념을 대체할 만한 미묘한 맛과 효능이 있다.
이방익(78) 할아버지는 제주도에 마지막 남은 원땀으로 물고기를 잡고 있다. 할아버지가 원땀과 작은 목선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문어와 자리돔이 제주도의 새로운 맛으로 태어난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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