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 배우자 이중 소득공제 등 ‘눈총’
임태희 :장인 지역구로 두차례 위장전입
‘인사청문회 시즌’이 시작됐다. 사실상 9월 정기국회도 막이 올랐다. 14일 민일영 대법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최경환 지식경제장관·주호영 특임장관(15일), 임태희 노동장관(16일), 이귀남 법무장관(17일), 김태영 국방장관·백희영 여성장관(18일)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줄줄이 이어진다.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는 21∼22일 이틀간 열리는데 여야 간 한 치 양보 없는 진검승부가 펼쳐지는 최대 격전장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 등 야당은 이들 후보자를 ‘제2의 천성관’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대상자 중 한 사람이라도 낙마하면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 정국주도권도 되찾아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나라당은 소속 의원 3명이 장관 후보자인 만큼 야당의 의혹 제기에 최대한 맞불을 놓는 한편 후보자의 업무능력 검증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입장이다.
◆도덕성 논란 및 세종시가 핵심=정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단연 ‘백미’다.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손꼽히는 ‘거물’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도 가장 많다. 민주당은 정 총리 후보자에 대해 병역 면제, 교수 재직 당시 인터넷 업체 고문 겸직, 논문 이중게재 등 의혹을 제기하면서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정 후보자는 1966년 보충역 판정을 받고, 2년 후 독자라는 이유로 한 차례 징병검사를 연기한 뒤 미국 컬럼비아대 조교수로 재직하던 1977년 ‘고령’(31세)을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정 후보자는 “당시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고전적인 병역기피 패턴”이라며 최대한 쟁점화할 태세다.
논문도 문제다. 정 후보자는 2000년 발표한 논문을 이듬해 영어로 번역해 학술지에 게재하며 ‘자료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또 민주당은 정 후보자가 1998년 발표한 논문과 2001년 한국행정학회 논문집에 쓴 논문이 사실상 같은 내용이라며 논문 이중 게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는 지적도 있다. 2007년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인터넷서점 ‘예스24’ 고문을 겸직할 때 사전에 서울대 총장 허가를 받지 않은 ‘겸직 금지’를 명문화한 국가공무원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또 이때 받은 고문료를 교수 월급과 ‘합산소득’ 신고하지 않아 사실상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장관 후보자들=크고 작은 의혹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단골메뉴’인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일부 후보자는 재빨리 시인하고 나서기도 했다.
최경환 후보자는 배우자의 이중소득공제 문제가 논란거리다. 민주당은 최 후보자가 지난 3년간 근로소득세를 신고하면서 2700만∼1억8000만원의 소득이 있는 부인에 대해서까지 이중으로 소득공제를 신청했다고 지적했다. 또 대학생인 장남이 만성 폐쇄성 폐질환으로 병역 면제를 받은 배경과 1989년생 딸이 이중국적을 보유한 것도 야당의 집중 공세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최 후보자는 해명자료를 통해 “야당의 사실과 다른 정치공세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임태희 후보자는 ‘본인’의 위장전입이 문제다. 12∼13대 총선 당시 장인 권익현 전 의원의 지역구(경남 산청)에 전입했다가 총선 이후 주소지를 서울로 다시 옮긴 것이다. 야당은 이를 ‘투표권 행사를 위한 위장전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임 후보자가 공무원 교육훈련법을 위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재정경제원 공무원 시절이던 1996년 7월부터 1년 11개월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비 국외훈련을 받았지만 이후 총선출마를 위해 공직을 떠나면서 법이 정한 의무복무 개월을 채우지 못했다는 것. 이에 임 후보자는 “(채우지 못한 기간만큼의) 훈련비를 납부해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혹이 덜한 주호영 후보자는 각각 대학원, 대학에 재학 중인 장남과 차남이 수천만원대의 예금을 보유해 ‘편법증여’ 논란이 제기될 전망이다.
백희영 후보자는 ‘논문 실적 부풀리기’ 의혹을 해소하고. 여성장관으로서 전문성을 입증하는 것이 과제다. 자유선진당은 “백 후보자가 한 학회지에 제자의 석사학위 논문을 게재하면서 자신을 공동저자로 올렸다”며 백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또 김태영 후보자는 지난 합참의장 인사청문회 당시 “북한의 핵시설을 선제공격할 수 있다”는 발언을 정리한 입장과 최근 임진강 수난사고 처리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관건일 것으로 관측된다.
양원보 기자 wonb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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