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닷컴]브라운아이드걸스 미료와 LG전자기술원 정보기술연구소 김상원 책임연구원의 인터뷰는 이날 인터뷰에서 가장 편안했다. 긴 소파 양측에 앉아 옆모습을 보며 진행된 인터뷰는 다른 멤버들의 딱딱함보다는 부드럽게 진행되었다는 느낌마저 주었다. 그래서 그런지 미료는 '방송에서도' 하지 않은 말들과 '방송에서도' 보여주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고보면 과거 4명의 멤버를 나란히 앉혀놓고 인터뷰를 할 당시 미료는 조용했다. 그러나 자신과 일대일로 앉은 팬 앞에서 미료는 거침이 없었다.
김상원 (이하 김) : 나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LG전자에서 카메라폰 같은 멀티미디어 화질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미료 : 기자가 아니라 연구원 분이신데 어쩌다가 이렇게 오게 되었나.
김 : 컨셉 자체가 일반 팬과의 만남이라 여기 오신 분들이 모두 팀원이다. 솔직히 말해 기자들같이 딱딱한 질문은 하지 못한다. (웃음)
미료 : 준비는 해왔나. (웃음)
김 : 나도 오면서 고민을 해봤는데, 뭘 물어봐야하나. 그런데 자유롭게 하라고해서 마음편하게 할 생각이다. 방송에서 볼때는 컨셉인지 모르겠는데 약간 표정도 없고, 화장도 짙게 하고. 막상 보니까 편해 보인다.
미료 : 내가 그렇다. 뭐 때문인지 잘 모르겠는데 사람들이 내가 무대에서 랩하는 모습을 보고는 카리스마가 있다거나 약간 무섭게 많이들 본다. 나도 그게 왜 그럴까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내 랩스타일이 좀 공격적이라서 그렇게들 보시는 것 같다. 사실 내 성격은 그렇지 않다. 방송에서 넘어지는 것 봤을꺼다. 평상시에는 좀 어리버리한 과다.
김 : 너무 크게 소리가 났다. 꽈당.
미료 : 나도 그렇게까지 이틀동안 검색어 1위하고 그렇게 될줄은 몰랐다. 많은 분들이 굉장히 의외라고 생각하셨나보다. 항상 그렇게 무섭게만 생각하던 래퍼 미료가 헛점을 보이니까 그게 재밌었나보다.
김 : 넘어진 것 자체도 그렇지만 뒤에 나온거 보면 멤버들끼리도 웃었다 그러던데.
미료 : 글을 올렸다. 바로 그날 너무 웃겨서 이거는 어떻게 수습을 해야하나 싶어서 바로 카페에 글을 올렸었다. 근데 그게 바로 또 기사로 나왔다. 재미있었다.
김 : 그런데 막상 그러면 당황 안되나.
미료 : 굉장히 당황했다. 넘어진 그 순간 정말 머릿속으로 오만가지 생각이 다 스쳐지나갔다.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내 뒤쪽에 하필이면 남자 배우들이 테이블에 앉아 있었는데, 그분들한테 내 모습이 어떻게 보일까 제일 큰 걱정을 했다. (웃음) 그리고 이게 지금 카메라에 잡혔을까 방송에 잡혔을까 시청자분들은 어떻게 보셨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게 계획된게 아니었다. 즉흥적으로 들어간거였는데, 역시 괜히 내려와서 오버하다가 이렇게 되는구나 하면서 별의 별 생각을 다 했다.
김 : 그런데 확실히 연예인이다보니까 그런 행동하나하나가 다 기사화 됐다.
"나이 속였다는 내용 해명하고 싶어"
미료 : 예를 들어서 내가 99학번인데, 얼마 전에 우리팀 멤버가 우리 나이를 밝혀서 스물아홉이면 정상적으로 대학교 입학시 00학번이어야하는데, 내가 99학번이란걸 알고서 네티즌들이 미료가 사실은 서른살인데 스물아홉살로 속였다고 막 그런 유머 동영상이 한번 퍼졌었다. 그걸 보면서 내가 나서서 해명을 하고 싶었는데 힘들었다.
김 : 네티즌 수사대라고 그런 말이 있지않나.
미료 : 내가 99학번이라는걸 밝히지도 않았는데 다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분들이 다 알고 계시지는 못한 것이 대학교를 빨리 들어갔다. 약간 월반 스타일로. 살짝 자랑같이 들리겠지만, 그것까지 아셨더라면 네티즌들이 그런 실수는 안했을꺼다.
김 : 미료씨는 댓글을 보나.
미료 : 사실 우리는 댓글을 다 본다. 그런데 예전에는 댓글 보고 정말 상처 많이 받았다. 한명이 한 말인데도 굉장히 신경이 쓰인다. 예를 들어서 '헤어스타일이 뭐 같애' 그러면 굉장히 신경이 쓰여서 헤어 스타일 바로 바꾸고 이랬는데, 요즘에는 줏대를 좀더 가지려고 한다. 그 댓글 하나가 수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게 아니라 그 한 사람의 의견 뿐이라는 걸 언제부턴가 알게 된거다.
김 : 나는 잘 모르겠지만, 쓰는 사람의 심리가 약간 삐딱하게 보는게 많지 않나 싶다.
미료 : 사실 나는 인터넷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런데 댓글은 안쓴다. 어디서든 댓글은 잘 안쓰는 타입인데, 댓글을 쓰는 사람들의 심리를 생각해보니, 약간 배가 아파서 비꼬는 사람도 계실테고, 물론 좋아하시는 사람도 있을꺼다. 악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좀 심리적으로 약간 뒤틀리신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다.
김 : 이런거 물어봐도 될지 모르겠지만, 기사화 된 걸 보면 대기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다더라, 어느 그룹이 사이가 안좋다라고 나온다. 무대에서 뿐만 아니라 뒤에서 이야기도 기사화가 되는데 익숙하나.
미료 : 우리들의 사소한 부분에도 기사가 나오는거?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그런게 소위 말해서 '떴냐' '안떴냐'의 척도인 것 같다. 아직까지 사생활을 침해받았다고 느낄 정도는 없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괜찮다.
김 : 미료씨나 브라운아이드걸즈 다른 멤버들의 나쁜 기사를 본 적이 없다.
미료 : 아직 다행이다.
김 : 아브라카다브라에서 안경 컨셉은 어떻게 한건가.
"아브라카다브라 안경은 사장님 아이디어"
미료 : 그거에 대해서 잘 안 알려져서 아마 그거에 대해서 아이디어를 내신 분께서 조금 서운해 하실지도 모르겠다.
김 : 멋있던데. 뒤에서 갑자기 안경을 쓰고 딱 등장을 해서.
미료 : 그게 사실은 우리 사장님 생각이다. 사장님께서 '미료야 너 진짜 이거 하면은 정말 대박 날거다'라고. 그래서 저보고 초반에는 아예 등장하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랩할때만 딱 나와서 하고 그 뒤로 해라 그랬다. 그런데 그 엘리니 선글라스를 사실은 내가 끼기 싫어했다. 사장님은 좀더 내가 오랫동안 끼고 있길 바랬고, 그래서 절충점을 찾다가 처음에 조금만 끼고 빼는 걸로 한거다. 나는 나보다 그 앨리디 선글라스가 주가 될까봐 우려를 좀 많이 했다. 실제로 보면 선글라스가 제작을 급하게 하는 바람에 허술한게 많이 보이는데, 다행히 방송에는 전혀 그게 안나와서 오히려 다른 분들이 첫방송에서 날 보고 '우와 멋있다' 하는 모니터를 많이 받았다. 깜짝 놀랐다. 이렇게 반응이 좋을 줄은.
김 : 나도 굉장히 좋게 봤다. 그게 소품이라고 해야하나. 비가 지팡이를 갖고 나오는거나 미료씨의 선글라스. 다른데서 패러디를 많이 하는 것 같던데.
미료 : 사실 많이 빌려드렸다. 많이 빌려달라고 하시길래.
김 : 많이 있는거 아닌가.
미료 : 몇개 없다. 몇개 없는거 빌려드렸더니 조금씩 고장이 나서 돌아오더라. (웃음) 다시 고치기 힘들건다. 그 선글라스 같은 경우에는 그래서 너무 안타깝다.
김 : 촬영도 스케줄도 있겠지만, 요일이라는 개념이 있나. 월화수목금토일 중에 한가하고 이런 날이 있나, 아니면 매일 똑같이 바쁜가.
미료 : 요일의 개념은 있다. 목요일은 엠카 하는 날, 금요일은 뮤뱅하는 날, 토요일은 음중하는 날, 그리고 일요일은 인기가요를 하고 교회를 가는 날. 그리고 월요일 화요일은 선덕여왕 하는 날. (웃음) 이런식으로 요일의 개념이 있다.
김 : 그런데 중간중간에 행사나 이런것도 많지 않나. 연말 행사라던지 이런거 포함해서. 그러면 잠은 많이 자나.
미료 : 잠은 솔직히 말해서 많이 못자게 되는데, 그래서 차에서 시간이 날때마다 틈틈히 잔다. 아니면 새벽에 샵에 가서 헤어나 메이크업을 받으면서 자거나 그렇게 잠을 보충하고 있다.
김 : '아브라카다브라'가 정말 잘된거 아닌가.
미료 : 우리 최고의 히트작이다.
김 : 제일 말이 많이 나온게 그 '시건방춤' 이다. 그거에 대한 인터뷰는 굉장히 많이 하지 않았나.
미료 : 그래서 그 '시건방춤'을 추는 자세로 멈춰서 사진을 찍고 그랬었는데, 우리 '시건방춤'은 맨 처음에 그 안무 시안을 봤을 때 솔직히 약간 우려를 했었다. 우리팀 내에서도 의견이 살짝 갈렸었는데, 왜냐면 너무 매력적인 안무 시안을 주신 분들이 굉장히 키가 크고 섹시하고, 우리와는 다른 신체조건을 가진 분들이었기 때문에 과연 우리가 저걸 소화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췄을때 저만큼의 임팩트가 나올 수 있을까 그런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다행히 우리도 의상을 어느 정도 갖춰입고 헤어메이크업으로 살짝 위장을 했더니, 또 여러 백댄서 분들과 같이 췄더니 그만큼 잘 나온 것 같다.
김 : 춤도 안무도 그런데, 노래 자체도 중독성이 좀 있는 것 같다
미료 : 맞다. 노래가 굉장히 특이한 형식인게 대부분의 노래는 마지막 부분에는 싸비를 반복하다가 클라이막스로 가서 끝난다. 그런데 우리 노래는 싸비하고 다시 벌스로 굉장히 자연스럽게 돌아와서 벌스 부분에서 끝나는 형식이다. 최근에 굉장히 찾아보기 힘들었던 곡 형식인데 굉장히 신선했고, 처음부터 끝까지의 진행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웠다. 그러면서 그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진행 가운데서 계속된 비트가 굉장히 중독성이 있었다.
김 : 지금 맡고 있는 래퍼로서의 어려움은 어떤게 있나? 다른 보컬과 약간 다른 어려움이라던가.
미료 : 예를 들어서 매공연때마다 뭔가 관중들을 흥분시켜야된다는 중압감. '쎄이 허어~~ 예. 거기 손흔들어' 이런거라던가.
김 : 그 호응이 왔을 때랑 안왔을 때랑 상대적인 차이가 있을거 아닌가.
미료 : 굉장히 나에게 심리적으로 차이가 큰데, 행사장을 갔을 때 내가 무대 쪽으로 다가간다거나 무대 밑으로 내려간다거나 이러면 굉장히 좋아해준다. '어? 내가 이정도야' 느낄 정도로 굉장히 좋아해준다. 그런데 내가 이쪽으로 갔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반응이 없으신 분들도 간혹 있다. 그러면 민망해지고 모든 사람들이 지금 나만 보고 있었는데, 내가 이런취급을 당하나 이런 생각도 든다. (웃음)
김 : 요즘에는 팬들께 선물 많이 받고 그러나.
미료 : 초반에는 많이 못받았는데, 요즘에는 많이 받는다. 플랭카드도 많이 걸려있고.
김 : 미료씨는 선물이나 그런 것 중에 어떤 게 좋나? 먹는 것도 많이 주시나.
미료 : 사실 팬분들이 준 선물은 다 좋다. 먹는 것도 많이 주시는데, 내가 요즘 몸 관리를 하고 있는 관계로 될수 있으면 과일 위주로 주셨으면한다. 내가 예전에 초콜릿 좋아한다고 그랬더니 한동안 단 것 위주로 왔었는데, 그렇게 단 거 보내주시면 이 썩는다. (웃음) 몸에 좋은 것을 좋아한다. 이제 나도 서른이니까. (웃음)
김 : 활동할 때는 개인 시간은 별로 없나
미료 : 없을 것 같지만 사실 나 같은 경우는 조금 있다. 지금 다른 멤버들이 어떤 고정으로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날은 내가 쉬는 날이다. 그래서 내가 쉴 수가 있다. 그때는 충분한 잠을 취하고, 그 다음에 밀린 집안 일을 하고, 그리고 친구들을 만난다.
"미료형이라 불리우는 것 싫어"
김 : 다른 사람들이 알아보면 친구들 만날때도 신경 쓰게 되나.
미료: 사실 솔직히 지금 나를 알아보시는지 못알아보시는지 잘 모르겠다. 왜냐면 길거리 돌아다닐 때 '아 미료씨 좋아요' 하면서 달려드시는 분들이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모자를 쓴다거나 썬글라스를 쓴다거나하면 못알아보시는 것 같다.
김 : 이상한 질문인지 모르겠는데 래퍼는 하면 좋나.
미료 : 모르겠다. 사실 나는 랩을 좋아하고 랩을 할 수 밖에 없는 아이라 시작했는데, 대중분들이 나를 너무 무섭게만 보고, 여자같이 봐주시지도 않으니까 그런건 너무 싫다. 내가 왜 하필이면 랩을 하게 태어나서 사람들이 한테 이렇게 '미료형'이라는 얘기를 듣고 살아야하나. 그런 면에서는 싫은 점이 있다. 그래서 그것에 대한 반발심리로 유난히 내가 여성스럽게 보이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의상이나 헤어스타일 이런 걸로.
김 : 남자그룹 여자그룹을 떠나서 보통 그룹들이 컨셉이 있잖나. 한번은 이렇게도 해보고 다르게도 바꿔보고. 브아걸은 표정이 없는게 컨셉인 것 같은데.
미료 : 우리도 아브라카다브라가 좀 쎘으니, 그 다음에는 샤랄라한 곡 좀 하겠지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고 이번에 또다시 슬프고, 무표정한 노래로 나온다. 다음번에는 샤랄라한 노래로 나올 걸 예상한다. (웃음)
김 : 뭐가 하나 빵 터지고 나면 그 다음이 좀 부담스럽지 않나.
미료 : 굉장히 부담스럽다. 안무팀이 느꼈던 부담이 장난 아니었을 것이다. 우리 팀만 하는게 아니라 여러 팀을 하고 있는 상황이 동시에 진행되었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기에도 굉장히 힘들었을 것 같은데, 다행히 부채라는 아이템을 잘 생각해주셔서 잘 짜줬다.
김 : 안무하는 분들과 일할때는 안무가 바뀌기도 하나.
미료 : 나같은 경우에도 지금 내 파트 부분의 안무는 원래 그런게 아닌데, 안무단장 오빠와 상의를 해서 이번에는 랩부분에 그렇게 많은 동장이 들어가지 않고 약간 슬프고 애절하면서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낼 수 있는 동작들을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이렇게 바꿨다.
김 : 의도하는게 꼭 있다. 행동 하나하나에.
미료 : 다행히도 아무 생각이 없지는 않다. (웃음)
김 : 연예인 안됐으면 뭐 했을 것 같나.
미료 : 나같은 경우는 연예인을 안하면 광고 기획을 하려고 광고 홍보학과에 들어갔다. 어렸을 때부터 채널을 돌리다가 EBS에서 고3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학과 홍보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모대학 광고홍보학과를 봤는데 너무 멋있었다. '아 멋있다 저기 가야지'라고 생각했다. 사실 그때는 내가 대학 갈 생각은 없었다. 그냥 음악만 할 생각이었는데, 어머니께서 그래도 대학은 가라고 설득을 하셔서 수능을 보고 광고홍보학과에 원서를 넣어서 다행히도 붙었다. 그리고 광고라는 게 너무 멋있잖나. 영상미 그리고 뭔가 사람들을 설득하는 재치있고 기발한 아이디어들 이런게 너무 좋았다. 창의적인 게 좋다. 그래서 내 랩같은 걸 항상 내가 쓴다.
김 : 랩을 쓸때는 잘 될때도 있고 안될때도 있을 것 같은데.
미료 : 내가 생각하기에 주로 밤에 잘 되는 것 같다. 딱히 그럴 이유는 없는데 밤에 감성적인 사람이 되니까 가사를 쓸 일이 있으면 밤에 쓰고 싶다. 낮에는 잘 안나오는 것 같다. 그리고 녹음실에서 데뷔 초창기에는 가사를 그날 하루에 써야하는 상황이 많이 있었는데, 집에 가서 내가 준비할 시간이 없었던 시기였다. 그때는 녹음실 가서 그날그날 나오는 가사에 맞춰서 랩 가사를 쓰고, 또 다음날 나오는 가사에 맞춰서 랩 가사를 쓰기도 했다. 그런 경우에는 주로 화장실을 썼다.
김 : 올해는 유난히 걸그룹들이 많이 나왔다. 같이 활동하는 여성그룹은 어떤가.
미료 : 어떤 면에서는 우먼파워가 이만큼 쎄졌구나 라는걸 느꼈을 때 기분이 좋지만, 한편으로는 확실히 내가 동성애자가 아닌 이상은 나도 많은 이성들을 방송국에서 마주치고 싶은데 가면 무슨 가뭄에 콩나듯이 그런다. (웃음) 그것 빼고는 다 좋다. 내가 현실에 안주하지 않게 도와주기도 하고.
김 : 가수 하면서 혹시 다른 것도 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나.
미료 : 요즘에 갑자기 흥미가 생긴 분야가 있다. 연기 쪽으로 갑자기 이런걸 하게 될 일이 많이 생기다 보니까 살짝 흥미가 생겼는데, 그렇다고 꼭 그쪽으로 진출해보고 싶다는 정도는 아니고 흥미가 생긴 정도다.
김 : 예전부터 가수하다가 배우하면 처음에는 늘 말이 많았잖나.
미료 : 아직은 그런걸 고민할 정도로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 난 내 한계에 가둬두고 싶지 않다. 나는 내 생각과 철학을 표현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그 수단이 음악, 춤이었던 거고, 그게 다른쪽으로 바뀌어서 연기가 될 수 있는거고, 글이 될 수도 있는거고 그런거다.
김 : 그런 면에서는 랩 쓰는게 좋겠다
미료 : 그런 면에서 내가 랩을 쓰게 된 것 같다. 그런데 그게 좋은데 나는 정말로 시청자들이 나를 무섭게 안 봐주셨으면 좋겠다. 항상 듣는 얘기가 '어 실제로 보니 전혀 안 무서우신데요' 너무 답답하다. 난 어떻게 해야하는건가. 난 내모습을 진짜로 보여드리고 싶은데, 그래서 진짜 고민 많이 했다. 내 진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리얼 버라이어티를 할까 별의 별 생각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최근에 '꽈당 미료'가 많이 도움을 준 것 같다.
김 : 의도하지 않은 건데 잘 됐다.
미료 : 의도하지 않았는데 다행히 좋은 반응이 나와서 종종 넘어져볼까 생각하고 있다. (웃음) 언젠가는 알아주시겠지. (엉엉)
김 : 그 이미지가 좀 부담스러운가. 사실 나쁜 이미지는 아닌데.
미료 : 나쁜 이미지다. 예를 들어서 어떤 이미지냐면, 남자 연예인인데 여성스럽다. 남자인데 여성스럽다 얘기 듣고 싶나? 싫을꺼다. 똑같다. 여자인데 남자같다는 소리 듣기 싫은건 똑같은 거다.
김 : 원래 그런 이미지를 미료씨가 아니라 사장님이나 단장님이 일부러 그런 식으로 가기로 한건가.
"래퍼라는 이미지때문에 여성스럽게 보이려 애써"
미료 : 애초에 '너는 이런 게 어울린다'고 해서 머리를 짧게 자르고 커트 형식으로 해서 많이 했다. 그리고 안무팀 단장 오빠도 '너 섹시한거 하지 말라고 이런게 어울려' '좀 남성적이고 공격적인게 어울린다'고. 내가 왜 그러냐고 했더니 그럴 거면은 너 랩을 하지 말라고, 랩을 안하면 네가 그 이미지를 할 수 있다고 그러더라.
김 : 랩하는 이미지가 왠지 약간 차가워야할 것 같고,
미료 : (한숨) 그렇지만 내가 랩을 안할 수는 없는 거다. 뭔가 답이 있을꺼다. 정말 답답하다. 맨날 '미료형' 이런거, 웃으면서 듣고 있지만 사실 가슴 찢어진다.
김 : 이런 이야기를 방송에서도 하나.
미료 : 안한다. 방송에서는 나한테 이런 이야기를 안물어보더라. 그래서 방송에서 한 적은 없다. 그리고 나는 이상하게 방송에만 나가면 표정이 어색해진다. 말을 잘 못하겠다. 그래서 제 팬분들이 나보고 버라이어티만 나가면 고급병풍이라고 한다. 안타깝다.
김 : 버라이어티가 아무래도 긴장이 되서 그런가. 무대랑은 다른가.
미료 : 무대랑은 다르다. 무대는 카메라에 따라서 내가 잘 나오는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그런데 버라이어티는 그럴 수 없다. 내가 이쪽을 보고 이야기하는데, 저쪽에서 카메라로 찍는다. 그런데 내가 잘나오는 각이 이쪽이라고 하면 고개를 돌려서 얘기할 수가 없잖는가. 왜 잘 나오는 각을 꼭 신경을 써야되냐고 물어보실 수 있겠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중요한 부분이다.
김 : 무대 모니터링은 자주 하나.
미료 : 매 순간순간 그날 리허설 끝나고 나서 바로 리허설 찍은거 보고, 그날 본방하고나서 그날 본방 찍은거 또 보고, 집에 가서 또 인터넷으로 다시 본다.
김 : 그러면 본인이나 팀이 잘했다고 느낄 때하고 아쉬울 때가 있잖는가. 그럼 아쉬운 건 고쳐가고 이렇게 하나.
미료 : 서로 이야기를 한다. 이부분에서는 어땠던 것 같다. 이랬으면 좋겠다. 고쳐나가고.
김 : 활동하면서도 안무연습 같은것 계속 하나.
미료 : 못한다. 시간이 없어서 잘 못한다.
김 : 곡 나오기 전까지 엄청난 연습을 하잖는가.
미료 : 굉장히 집중을 해서 머릿속에 다 집어 넣는거다.
김 : 춤도 그렇고 노래도 그렇고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있지 않나. 하루종일 연습을 한다고 해서 좋은 건 아닌 것 같은데.
미료 : 하루종일 연습 한다고 해서 시간만 낭비하고 집중도 안되고 후반부로 갈수록. 근데 사실 집중을 딱 해서 몇번을 툭툭툭 하는게 나은 것 같다. 아닐 때는 좀 쉬고, 다시 서로 이야기를 하고 맞춰보고. 사실 연습을 그렇게 했다.
김 : 그룹 활동을 하면 멤버들 사이에 음악적 취향이 다를 수 있잖나. 그럴 땐 어떻게 하나.
미료 : 그러면 이렇게 한다. 걔하고 싶은 것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도 하고.
김 : 지금이야 데뷔 초가 아니라 이런 질문은 어색하지만, 내가 좀 많이 나와야 된다던가 이런것은 있나.
미료 : 글쎄. 있을지도 모를꺼다. 각자가. 그런데 그것은 자기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PD님이 할일이다. 다들 내가 방송에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할 정도다. 아닌가? (웃음)
김 : 와서는 굉장히 긴장을 했는데, 연예인을 보고 막상 이야기를 하다보니까 편안하다.
미료 : 사실 내 매력이 그거다.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게 내 매력인데 느꼈나보다. (웃음)
김 : 오기 전에 무슨 생각도 했냐면, 참 피곤하시겠다. 모르긴 몰라도 한창 활동 하실 땐데 피곤하실텐데 이런거 하고 싶을까, 위에서 하라고 하니까 하시는거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고 참 많은 생각이 들더라.
미료 : 그래도 어떻게 뽑혔다?
김 : 그게 어떻게 친해서 그런가보다. 막상 오니까 좋다.
미료 : 우리한테 관심은 있었나.
김 : 물론이다. 이런말 하면 좀 그렇지만 걸그룹 싫어하는 남자는 없다. 이미지가, 이야기하다보니까 무대에서 보여주는 것과는 많이 다른 것 같다.
미료 : 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웃음)
김 : 처음에 네분이 사진 촬영을 하실 때, 조용히 촬영을 하시고, 약간 피곤한가보다 생각했다. 표정이 없어서. 미료씨는 살짝살짝 웃던데.
미료 : 조금 웃었다. 사실 우리가 웃는 것보다 무표정이 더 예쁘게 나온다.
김 : 버라이어티나 이런거는 연기가 아닌데, 어떤가. 그런 프로그램에 나가면 즉흥적이고 그래야할 것 같은데.
미료 : 순발력도 많이 필요하다. 상황을 잘 읽어야하고, 그 리액션이 제일 좋아야한다. 상대방이 재밌는 걸 했을 때는.
김 : 잘할 자신 있나.
미료 : 사실 자신 없다. 난는 상대방이 재미없는 이야기 했을 때는 잘 웃어주질 못한다. 그래서 내가 버라이어티가 힘든가 보다. (웃음)
김 : 조금 오버해서 하면 안되나.
미료 : 사람 성격이 오버를 하는 성격이 있는 반면에 나는 굉장히 현실적으로 있는 그대로 사실만을 전달하는 타입이고, 무슨 얘기를 할때도 그렇다. 과장하는 걸 굉장히 싫어한다. 그러니까 버라이어티하고 잘 안맞는 것 같다.
김 : 그런 이미지면 시청자들이 재미 없게 느끼실 수도 있을텐데.
미료 : 재미가 없을꺼다. 사실만을 전달하니까. 그 사실이 진짜 재밌으면 모르겠지만.
김 : 그래도 병풍은 좀 심했다.
미료 : 굉장히 병풍이다. 나는 그냥 그래서 웃기는 거는 포기했다. 화면에 예쁘게라도 나오자. 그 주의가 되었더니 병풍이 되어버렸다.
김 : 사람마다 좋아하는 각도가 있잖는가. 그런 건 미리 얘기할 수 없나.
미료 : 못한다. 버라이어티에서는 그런 걸 신경쓸 수가 없다. 무대에서는 내가 조절을 하면 된다. 리허설을 하고서 카메라가 여기 여기 여기로 들어오겠구나 그걸 내가 외우고 있으면 거기에 맞춰서 각도를 조절한다. 미리 짜여진 각본 대로 카메라가 움직이니까.
김 : 노래 중에 랩을 할 때는 미료씨한테 카메라가 갈 수 밖에 없잖는가.
미료 : 카메라가 가운데에 있고, 왼쪽 오른쪽 밑에 위에 이렇게 있는데, 이쪽에서 비출 수 있고, 저쪽에서 비출 수 있고, 가운데서 비출 수 있다. 그러면 그 순서를 외운다. 맨 처음에 여기 들어왔다가 중앙이었다가 저기 들어왔다가 다시 중앙이다. 이렇게 그 각도를 외워놨다가, 내가 왼쪽 얼굴이 이쁜데, 거기 맞춰서 왼쪽 얼굴을 보여준다. (웃음)
김 : 랩은 다 미료씨가 하나. 그건 미리미리 써놓나.
미료 : 내가 직접 쓰고. 미리 써놓은 것도 있었는데, 그런 것들은 아직 채택되지 못했다. 그냥 그때마다 작사가 분이 노래가사를 써주시면 내가 랩 가사를 쓴다. 그런데 타이틀곡 같은 경우는 중요하게 비중을 둬서 다시 수정을 거친다.
김 : 랩을 하는 것도 물론 어려운데, 방송을 탈 걸 생각하면 신중해 질 것 같은데. 단어 하나하나.
미료 : 게다가 요즘에 K-POP을 다른 나라에서 많이 듣는다.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에서도 많이 들으니까 그런 걸 염두해두고 인터내셔널하게, 그 기준에 뒤떨어지지 않게 쓰려고 고려를 한다. 우리는 그렇게 안목이 좁은 아이들이 아니다. (웃음)
김 : 보통 랩하면 사회 비판적인 내용일 것 같은 선입견이 있다.
미료 : 나도 피끓던 십대 시절에 그랬다. 그때는 나도 그런 힙합이 좋았다. 갱스터 힙합. 사회에 대한 분노를 터뜨리는 노래들이 좋았는데, 좀더 나이가 들고 그러니까. (웃음)
사진=린스튜디오 김웅진 실장
/ 진행=유명준 기자 neocross@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blo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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