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저녁 서울 홍대입구의 한 고깃집에서 만난 미국육류수출협회 양지혜(39) 지사장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지난 8일 서울 홍대입구의 한 고깃집에서 만난 미국육류수출협회 양지혜 지사장은 “미국산 쇠고기의 맛과 품질, 안전성에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
퇴근 후에는 어김없이 고깃집으로 ‘밤 출근’을 한다는 양 지사장은 “메뉴판에 미국산 쇠고기라고 원산지가 또렷하게 써 있는데도 개의치 않고 마음껏 즐기는 고객들을 보면 힘이 난다”고 흐뭇해했다.
원산지표시제에 대해 양 지사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미국산 쇠고기가 맛과 품질에서 뛰어나다는 것을 소비자들이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미국산 쇠고기는 2003년 12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이래 수입이 중단됐다 2008년부터 다시 국내에 유통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내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의 여파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아왔다. 시장점유율은 2003년 67%에서 2008년에는 15.2%까지 뚝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인식이 서서히 바뀌면서 판매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통관기준 5만2831t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2008년 같은 기간보다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현재 미국산 쇠고기는 할인매장 444점과 슈퍼마켓 477점, 백화점 7곳(현대 4, 신세계 3), 특1급 호텔 17곳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양 지사장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신뢰가 높아가면서 판매처가 점점 늘고 있다”며 “2003년(시장 점유율 67%)의 인기를 재연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준비한 것이 바로 ‘트러스트 캠페인’. 이 캠페인은 우수한 품질의 안전한 쇠고기 생산을 위해 노력하는 미국산 쇠고기 생산현장의 생생한 모습과 목소리를 한국 소비자들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또 소비자들이 직접 생산현장을 방문,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생산과정에 초점을 맞춘 방송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기까지 양 지사장이 받은 심적 고통은 매우 컸다고 한다. 그는 “선을 보러 나간 한 직원이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된 업무를 본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았을 때, 사무실(미국대사관) 앞에서 촛불집회가 밤새 이어질 때, 앞집 현관에 ‘미국산 쇠고기를 먹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을 때 심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2010년을 미국산 쇠고기가 우리 식탁에서 사랑받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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