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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풍랑에 쇠사슬 꼬일 땐 인양 차질 군 당국이 12일 오후 천안함 함미를 백령도 연안으로 이동시킨 것은 이날 밤부터 풍랑주의보가 발효돼 향후 일주일간 작업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풍랑으로 함미 부분에 어렵게 연결한 결색선이 심하게 요동칠 경우 함내 실종자 수색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고 실종자 가족들의 동의 하에 이동 작전을 개시했다. 이동 위치는 당초 함미 침몰 장소에서 동남방으로 약 4.5㎞ 떨어진 백령도 남방 1370m 지점. 수심은 25m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천안함 함미를 이동시킨 이유를 네 가지로 요약 발표했다. 우선 현장에 그대로 두면 ‘사리’ 기간이 지속돼 조류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향후 일주일간 작업이 곤란하다는 것. 둘째는 풍랑주의보 발효에 따라 자칫 함미에 연결돼 있는 쇠사슬이 구조물과 꼬일 가능성이 커 서둘러 이동에 나섰다는 것이다.

또 수심이 얕은 곳으로 이동하면 파도가 적고 함체와 결색선의 흔들림을 최소화하는 장점도 있다고 주장했다.

셋째는 최초 침몰지점의 45m보다 수심이 낮은 곳으로 이동하면 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인양작업을 펼칠 수 있다는 얘기도 했다.

해군 해난구조대(SSU) 송무진 중령은 “잠수사가 감압하지 않은 채로는 수심 45m에서 하루 5분밖에 작업을 못 하지만 20여m이면 50∼60분을 할 수 있다”면서 “이처럼 수심이 낮은 곳에서의 작업은 잠수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잠수사 사고 예방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넷째는 인양작업과 병행해 원래 침몰지점에 혹시 있을지 모르는 실종자와 잔해물 등의 신속한 탐색 및 수거가 가능하다는 점을 들었다.

반면, 침몰지점에서 이동 중 함미 일부가 훼손되거나 실종자들이 사라질 위험성도 없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해군의 한 관계자는 “모든 사건에서 현장 보존 원칙이 강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이동은 기상 악화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다행히 이동시 해상 상황이 좋아 작업이 원활했다”고 말했다.

박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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