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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함미 이동 숨기려다… 軍 또 ‘불신’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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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4-14 09:23:40 수정 : 2010-04-14 09: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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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 포착되자 부랴부랴 브리핑 ‘호들갑’
일각 “당초 수중이동 계획… 수면 떠올라 공개”
천안함 침몰 이후 군 위기대응 시스템이 무너졌다는 지적 속에 군이 여전히 이번 사건과 관련된 긴급 상황이나 정황 증거의 공개를 꺼리거나 숨겨 국민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 그동안 군은 사건 발생 시각을 수차례 번복한 것을 비롯해 열영상감시장비(TOD) 녹화를 둘러싼 잡음과 해군전술지휘통제시스템(KNTDS)의 보고 누락, 해군 보고체계의 미숙함 등으로 불신을 자초해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12일 함미 이동작업도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채 몰래 진행하다 방송에 이동 모습이 포착되자 부랴부랴 설명을 하는 등 호들갑을 떨었다.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은 13일 브리핑에서 “어제 오후 현장에 있던 탐색구조단이 야간부터 기상 악화가 예보되자 이에 대한 대책을 토의했고 그 결과 추후 작전을 수월하게 수행하기 위해 수심이 낮고 조류가 약한 곳으로 함미를 옮기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며 이동 배경을 밝혔다.

그는 “현장을 지휘하는 탐색구조단장(김종두 해군 중장)이 이동을 결심하고 해군 작전사령관에게 오후 1시32분쯤 기상 악화에 대비한 이동을 건의했고 이어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에게도 보고해 승인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군은 또 이동에 앞서 실종자 가족들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 이날 오후 1시45분부터 탐색구조단장이 독도함에 있던 가족 3명에게 양해를 구했다고 강조했다. 이 처장은 “독도함에 있던 가족 3명은 평택에 있는 가족들에게 연락, 가족협의회를 통해 군의 이동계획에 동의하기로 결정했으며, 오후 3시 이를 탐색구조단장에 통보했다”고도 했다.

이어 다시 탐색구조단장이 오후 3시27분쯤 이상의 합참의장에게 유선으로 계획을 보고했으며, 3분 뒤 김태영 국방장관의 승인을 받아 오후 4시5분부터 이동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이날 오후 3시 브리핑이 끝날 때까지도 함미 이동 계획을 일절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군이 천안함 함미를 당초 수중 이동을 계획해 언론에 굳이 내용을 알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가 인양 크레인이 수면 위로 배를 절반 정도 띄워서 움직이는 바람에 차질이 빚어졌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군이 함미 이동 모습이 방송에 생중계될 줄은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것으로 안다”면서 “이는 함미를 해저 바닥에서 끌어올린 뒤 수중으로 옮길 계획을 세웠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함미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이동할 경우 함미의 일부 모습이 드러나 사건 원인에 대한 추측성 보도가 잇따를 것을 우려했다는 전언이다.

이에 대해 이 처장은 “(함미 이동과 관련한) 의사결정 과정이 어제 오후 브리핑과 동일 시간대에 이뤄져 미리 인지하지 못했으며 현장에서도 보고를 다했다고 판단, 언론에 별도 통보하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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