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사고직후 침수공간..수색 불가" 천안함 함수가 24일 인양되면서 박성균 하사의 시신이 발견됨에 따라 사고 직후 함수 수색의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군 당국이 최원일 함장 등 천안함 생존장병의 증언을 토대로 사고 직후 생존자들이 함수 내 격실을 샅샅이 뒤지면서 생존자 구출 작업을 벌였다고 밝혔지만, 이날 함수 자이로(Gyro)실에서 박 하사가 숨진 채 발견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군의 공식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후 9시22분께 천안함이 원인 미상의 폭발로 두 동강 난 직후 우측으로 완전히 기운 함수 좌현 갑판 위에는 승조원 104명 중 20여명이 급히 피해있었다는 게 최원일 함장의 증언이다.
폭발 충격으로 잠시 의식을 잃고 5분여간 함장실에 갇혀 있다 구조된 최 함장은 "갑판선임하사는 상태가 양호한 대원들과 내부 생존자 여부를 파악하라"고 각 격실을 수색해 장병들을 구조하도록 지휘했다.
최 함장의 지시에 따라 격실 내부에 있던 장병들이 추가로 구조되면서 생존자는 모두 58명으로 늘어났다. 이때의 시간이 오후 9시50분이었다.
군은 "오후 9시50분까지 생존자 전원을 외부갑판으로 이동시켰고 이후 매우 조직적이고 질서정연한 가운데 모든 조치를 안전하게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50분가량이 흐른 뒤인 오후 10시40분께 구조함정이 도착하자 이함이 시작됐으며 최 함장은 오후 11시10분께 마지막으로 천안함을 이탈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박 하사가 이날 인양된 함수에서 발견된 것은 당시 격실 수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 당국은 함수 수색이 이뤄졌기 때문에 실종자 46명은 모두 함미에 있을 것으로 추정해왔다. 함미에서 발견되지 않은 장병은 폭발 부분에 위치해 산화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만큼 함수에 장병이 있을 가능성을 낮게 본 것이다.
그러나 군은 박 하사가 발견된 자이로실은 절단면에서 불과 5~10m 떨어진 공간으로, 사고 직후 절단면을 통해 자이로실로 해수가 유입돼 생존 장병들이 수색이 불가능한 곳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자이로실은 지하 2층으로 충격면 가까이에 있어 벽면 곳곳이 찢어지거나 구멍이 생겨 해수 유입이 빨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명의 동료라도 더 찾아내려고 사투를 벌였던 생존 장병들이 완전히 침수된 곳까지 수색하기는 애초부터 불가능했다는 설명이다.
해군 관계자는 "폭발지점 최상부의 연돌까지 날아간 상황에서 폭발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격실인 자이로실은 상당히 파손되어 있을 것"이라며 "오늘 함수 인양과정에서 지하 2층은 배수계획이 없었지만 자이로실이 자연배수돼 박 하사가 발견됐다는 것은 사고 당시 이곳이 가장 먼저 침수됐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사고 직후 생존 장병들이 지하 1층의 승조원 침실과 2층의 전투상황실 등을 수색해 상당수의 장병들을 구조했지만 지하 2층 이하로는 수색을 거의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선체가 우측으로 완전히 넘어가 침몰하고 있던 급박한 상황에서 짧은 시간내에 선체 깊숙이 수색하기가 상당히 어려웠던 점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함수 지하 2층 자이로실 부근의 또다른 격실에서 실종 장병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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