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타격 가능 ‘슝펑-2E’ 6월 시험 발사 대만이 미·일 간 마찰로 안보불안이 심화하자 마잉주(馬英九) 정권 출범 후 동결했던 중거리미사일 개발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26일 대만의 국방·안보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대만이 중국 베이징을 사정권에 포함하는 사거리 1000㎞ 이상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에 재착수키로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일본 오키나와(沖繩)의 후텐마(普天間) 미군 기지 이전을 둘러싼 미·일 간 마찰과 중국의 해군력 증강으로 유사시 미군의 협력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 위기감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신문에 따르면 마잉주 정권은 2008년 5월 정권 출범 후 얼마 되지 않아 사거리 1000∼1200㎞의 슝펑(雄風)-2E 순항미사일을 포함한 중거리미사일(통상 사거리 1000∼5000㎞) 개발을 중지시켰다. 이는 대만 타이베이(臺北)에서 중국 베이징 간 거리가 1700㎞인 상황에서 베이징을 사정권에 둔 중거리미사일 개발로 중국을 자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 등 주일 미군의 억지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만은 최근 후텐마 기지 이전을 둘러싸고 미·일 간 갈등이 발생하는 등 안보위협이 가중되자 중거리미사일 개발 재개를 선택했다. 대만 소식통은 “후텐마 문제로 대표되는 것처럼 대만에 가까운 오키나와에 있는 미군의 존재와 역할이 변화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며 “미군이 대만을 지키는 힘에도 제한이 가해질 가능성이 있어 (대만 스스로) 억지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미사일 전략을) 전환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양녠쭈(楊念祖) 국방부 부부장(차관)도 지난달 29일 입법원 답변에서 “유효한 억지력을 달성하기 위해 지대지 중거리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발전시키는 방향이 옳다”며 중거리탄도미사일 개발을 사실상 인정했다.
오는 6월쯤 대만 남부 핑둥(屛東)현 주펑(九鵬)기지에서 중국 상하이(上海)와 홍콩 등을 사정권에 둔 슝펑-2E 중거리 탄도미사일과 800㎞ 순항 미사일이 시험 발사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의 미사일 전력 증강은 대만을 겨냥해 배치된 1500여기의 중국군 미사일에 대항한다는 측면도 있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 개선 후 마잉주 총통의 미사일 철수 요청에도 중국은 대만해협을 바라보는 푸젠(福建)성을 중심으로 신형 미사일 배치를 늘리고 있다.
월간 군사전문지 칸와아주방무(漢和亞洲防務) 4월호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에도 푸젠성 룽톈(龍田)비행장에 타이베이 등 대만 북부를 사정권에 둔 사거리 200㎞의 신형 미사일을 배치했다.
김청중 기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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