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중심 변화 바람 뚜렷 선거는 이겼지만 찜찜함은 남는다. ‘난공불락’을 확인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6·2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보육’을 앞세웠지만 주부들의 마음을 사는 데는 실패했다. 지난 7일 의원 워크숍에서도 “당 지지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난 ‘주부층’의 마음을 돌릴 전략적 정책대안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는 반성이 나왔다.
정말 그럴까. 이번 선거 후 ‘웃음거리’로 전락한 여론조사이지만 그 추이만 참고한다면 일정부분 증명은 된다. 지난달 25일 한국갤럽이 조사한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을 보면,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는 가정주부들로부터 56.3% 지지를 얻어 25.4%에 그친 민주당 한명숙 후보에 2배 이상 앞섰다.
인천시장 역시 같은 날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는 55.4%로 민주당 송영길 후보(37.3%)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특히 해당 조사에서 ‘친한나라당 성향’인 블루칼라층마저 송 후보의 손을 들어줬던 점을 감안하면 주부들의 ‘반민주당 성향’은 꽤나 두드러진다.
왜 그럴까.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김민석 최고위원은 9일 “특별히 민주당 잘못은 아닌 것 같다. 주부들은 ‘자영업자층’과 함께 전통적으로 여당 지지 성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가계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다 보니 경제 흐름에 민감하고 자연스레 ‘안정 희구’ 성향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변화의 조짐도 엿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에서 주부층의 ‘지지성향 분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진보성향 교육감들의 당선이 이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30∼40대 고학력·맞벌이 주부들은 교육·보육·복지 등 ‘생활정치’ 이념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기존 ‘주부층’으로 대변되던 중장년층 ‘전업주부’들과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양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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