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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선수 출신이 눈 나빠 군면제?”

입력 : 2010-09-27 10:59:29 수정 : 2010-09-27 10:5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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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잇단 의혹 제기… 金 총리 후보자 청문회 험로 예고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임박했다. 29∼30일 이틀간의 청문회에서 그의 운명이 갈린다. ‘무난한 통과’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신 ‘혹독한 검증’을 단단히 각오해야 할 판이다. ‘공정한 사회’의 검증 그물은 더욱 촘촘해졌다. ‘현미경 검증’을 벼르는 야당은 “가랑비에 옷 젖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옷을 갈아입어야 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는 판국이다. 청문회 준비를 위해 휴일인 26일에도 출근한 김 후보자는 “진솔하게 밝혀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① 고의적 병역 기피?

국민 정서상 가장 휘발성이 큰 사안이다. “(생니를 뽑아 병역을 면제받은) 가수 MC몽은 TV에서 사라지는데 김 후보자는 오히려 떴다”(민주당 박지원 비대위 대표)는 지적은 서민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1968년과 69년 징병검사를 연기한 데 이어 1970년과 71년에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으로 재검 대상이 됐고, 이듬해 양쪽 눈의 시력차가 큰 ‘부동시’로 병역을 면제(당시 면제기준은 5디옵터 차 이상)받았다. 문제는 2년 뒤인 법관 임용 때 받은 신체검사에서는 양안 시력차가 0.1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면제 경위가 석연치 않은 데다 징병검사 연기 과정도 ‘짜고 친 고스톱’ 냄새가 난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 진단서를 발급한 곳이 김 후보자의 맏형(작고)이 운영했던 병원이란 점에서다.

국회 인사청문특위 민주당 의원들은 26일 공동기자회견에서 이 대목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최영희 의원은 “김 후보자는 별도로 확보한 고교 졸업앨범에서도 안경을 착용하고 있지 않았고 사촌형 증언에 따르면 고교 시절 배드민턴 선수로까지 활동하는 등 대학 이전에는 눈이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셔틀콕을 받아칠 정도로 눈이 좋았는데 몇 년 만에 5디옵터 차이로 급격히 부동시가 될 가능성은 사고나 질병을 제외하면 제로(0)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김유정 의원도 “김 후보자 병적 기록표가 청와대엔 제출된 것으로 보이는데 국회에는 내줄 수 없다는 건 ‘조직적 방탄’ 아니냐”고 가세했다.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위 여야 간사인 한나라당 김기현(왼쪽), 민주당 김유정 의원이 26일 각각 여의도 당사와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9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김 후보자 청문회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범석 기자
②누나 사립대 국고지원 특혜?

김 후보자가 요직으로 옮길 때마다 셋째 누나 필식씨가 총장으로 있는 동신대에 대한 국고 지원액이 대폭 올랐다는 의혹도 규명 대상이다. 일례로 김 후보자가 광주지법원장이던 2004∼05년 이 대학은 총 1150억원의 국고 지원을 받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 측은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가 아니었다”고 반박한다. 한나라당도 “야당이 주장하는 사실관계 자체가 틀렸다”며 적극 엄호에 나섰다. “2004∼05년 동신대가 받은 국고 지원액은 104억3000만원으로 야당 수치는 10배 이상 부풀려졌다”는 반론이다.

③ 장녀, 시간강사 특혜채용?

김 후보자와 누나 간 ‘후견 관계’ 의혹의 연장선상에 있다. 2003년 6월 미국 석사 유학을 마친 김 후보자 장녀는 그해 8월부터 2007년 8월까지 동신대에서 시간강사로 근무했고, 2004부터 작년 2월까지는 필식씨의 시아버지가 세운 동강대학에서도 시간강사로 일했다. 민주당은 “누나의 영향력이 아니고선 설명이 안 된다”(정범구 의원)고 보고 청문회에서 특채 여부를 가려낸다는 계획이다.

더 나아가 김 후보자와 누나 사이의 ‘끈끈한 정’이 대법관 재직 시절 ‘친 사학적 판결’과 무관치 않다는 의혹도 쟁점이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가 2007년 5월 대법관 재직 시 주심재판관으로 관여한 ‘상지대 이사’ 사건에서 옛 비리재단 이사 복귀에 유리한 판결을 내린 경위를 집중 추궁할 태세다. 정 의원은 특히 상지대 판결을 앞두고 사학법인연합회가 제출한 탄원서에 필식씨가 이름을 올린 점을 확인, “어떻게 ‘공정한 판결’이 가능했겠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 측은 이날 “그런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고 탄원서가 판결에 영향을 끼치는 것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④ 이명박정부 코드 맞추기?

감사원장 취임 후 처신도 논란거리다. 이명박 대통령 측근인 은진수 감사위원을 제청하고 ‘4대강 사업 감사’의 주심위원을 맡긴 게 의심을 사고 있다. 이와 맞물려 감사원이 4대강 사업 감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는 것 역시 ‘정권 코드 맞추기’라는 게 야권의 시각이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와 증인으로 채택된 은 감사위원을 상대로 그 배경을 캐묻고 김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를 철저히 따진다는 방침이다. 또 김 후보자가 대법관 시절이었던 2008년 5월 이 대통령이 참석한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통령과 국가 발전을 위해’라는 특별기도를 한 것도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김 후보자는 그로부터 한 달 뒤 감사원장에 임명됐다.

⑤ 누나와의 돈거래, 증여세 탈루?

김 후보자는 2007년 5월 딸 결혼식을 치르기 위해 둘째 누나 향식씨(일진그룹 허진규 회장 부인), 셋째 누나 필식씨에게 각각 1억원씩 빌렸다고 ‘사인 간 채무’를 신고했다. 당시엔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2억6000만원을 예금해둔 상태였다. ‘채무’가 아니라 ‘증여’라는 의심을 낳는 대목이다. 증여가 맞다면 결과적으로 증여세를 탈루한 셈이 된다.

앞서 2000년 김 후보자가 필식씨에게 빌렸다는 4000만원도 야권의 주요 공격 소재다. 김 후보자 측 해명은 “실무자 착오로 1999년을 2000년으로 오기했고 1999년 채무내역에 ‘사인 채무 400만원’이라고 돼 있는데 이 역시 실무 착오로 ‘0’ 하나가 빠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야당은 “착오가 우연히 두 번이나 겹쳤다는 걸 누가 믿겠느냐”(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며 증여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

⑥ 이상한 씀씀이(수입〈지출)

요지는 2006∼09년 총수입이 3억5991만원인 데 비해 총지출은 4억3334만원으로 지출이 수입보다 7342만원 많다는 것이다. “월급 외에 수당을 연 3000만원 정도 더 받아 실수입은 더 많았다”는 게 김 후보자 측 해명이지만, 의혹 해소에는 역부족이다. 김유정 의원은 이날 “2006년 자녀 유학비(1명) 2500만원, 2007년 이후 유학비(자녀 2명) 4000만원을 포함하면 2006∼09년 적자 규모는 총 2억1843만원으로 훨씬 늘어난다”며 자금 출처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형구·신정훈 기자 julyend@segye.com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 관련 주요 의혹
의 혹 내 용 해 명
병 역
기 피
-1971년 형 근무 병원서 ‘갑상선기능항진증’ 진단 받아 징병검사 연기. 1년 후 ‘부동시’로 병역 면제
-법관 임용 시 부동시 없어
“정상적인 절차에 따른 면제 결정”
“법관 임용 시 안경끼고 검사 받아”
누나와 돈거래 및 증여세 탈루 -2007년 누나 2명에게 2억원 빌릴 당시 2억6000만원 보유
-채무 아닌 증여라면 세금 탈루
“딸 결혼 앞두고 빌린 것. 대법관 퇴직수당 1억원으로 5000만원씩 갚아”
이상한 씀씀이(수입 〈 지출) -200609년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반면 예금은 증가
-2007년엔 신용카드 사용액이 급여보다 많아
-누나 혹은 제3자의 지원 가능성
“과세대상 아닌 수당 포함 시 실소득 더 많아”
“아파트 가격 상승, 채권 회수로 재산 증가”
동신대(누나 김필식씨가 총장) 특혜 지원 -200405년 1150억여원, 200809년 교육부 지원 71억원 등 대규모 정부 지원 “지원 내용 알지 못해”
“대학 지원 영향력 행사할 위치에 있지 않아”
장 녀
특혜 채용
-장녀가 200307년 동신대와 김필식씨 시아버지의 동강대서 시간강사로 일해
-학위 취득 후 두달만의 강사취업은 김필식씨 영향력 때문
“정당 절차를 거쳤고, 채용조건 갖춰”
정치적
중립성
-4대강 감사 지난 대선 때 이명박 캠프 일원인 은진수 감사위원에게 맡겨
-대법관이던 2008년 5월 국가조찬기도회 참석해 이명박 대통령 위한 기도한 뒤 감사원장에 임명
“은 감사위원에게 맡긴 것은 순번에 따른 것”
“국토해양부의 이의제기 많아 검토 오래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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