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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사회 해법 찾자] (중) 일본, '고령화 충격'을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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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12-09 00:22:19 수정 : 2010-12-09 00: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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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노인시설 통해 행복한 여생 누리도록 ‘맞춤 서비스’
일본은 2006년 세계보건기구(WHO) 통계 기준으로 남성 79세, 여성 86세로 평균 수명 세계 1위의 장수국가다. 특히 전 세계 국가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1994년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후 불과 12년 만에 초고령사회로 들어섰다. 65세 노인 비율이 전체 인구의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를 넘어서면 초고령사회로 분류된다. 현 추세라면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일본의 기록을 곧 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심각한 저출산 현상으로 2050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고령국이 될 것으로 보이며 초고령사회 진입 속도 또한 일본보다 빠를 것으로 점쳐진다. 이러한 흐름에서 일본은 한국에 초고령사회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길잡이’로 불릴 만하다.

일본은 노인 문제 해결을 위해 개호(介護)보험(노인장기요양보험)을 도입하고 근로정년을 연장하는 등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양한 노인시설을 통해 노인도 사회의 구성원으로 독립적이고 인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여러 세대가 함께 살던 문화에서 핵가족 문화로 변화하자 정부는 자녀 세대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노인 시설 확충에 노력하고 있다. 요코하마시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종류의 노인시설을 직접 둘러봤다.

일본의 노인시설은 그 종류와 질에서 모두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장 보편적인 노인시설은 지역공동체의 장점을 한껏 살린 ‘지역케어센터’다. 이 시설은 지역 주민들이 함께 어울리며 정보를 교환하면서 건강을 돌보도록 만들어진 시설로 일본 전역에 3900여개가 운영되고 있다.

요코하마시 사와타리 미쯔자야에 위치한 지역케어센터는 4년 전 요코하마의 조용한 주택가에 들어섰다. 직원 54명이 근무하며 매달 1000여명의 노인과 지역아동 등을 돌본다.

이용자 중 노인은 치매 환자를 포함해 매달 250명 남짓으로, 80∼90세 고령자가 절반이 넘는다. 고령자의 자립을 돕고 심신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레크리에이션, 목욕, 건강상담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지역 주민을 위한 육아 서비스, 취미 강좌 등도 진행한다. 고령 이용자를 위해 버스로 매일 집에서 센터까지 실어나르는 등 개개인을 배려한 ‘맞춤형 서비스’가 강점이다. 날씨가 춥고 부상의 위험이 높은 겨울에는 이용자가 다소 주춤하지만 여름, 봄 등 다른 계절엔 이용자가 꾸준하다.

◇요코하마 사와타리 미쯔자야 지역케어센터에서 노인들이 다양한 취미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요코하마 지역케어센터 제공
또 다른 노인시설은 ‘그룹 요양 홈’이다. 요코하마 외곽에 위치한 ‘라포르(Rapport)’는 지난해 4월 문을 열었다. 현재 100여명의 노인이 생활하고 있다. 50%의 공적자금이 투자된 덕분에 입주할 때 일시금을 낼 필요가 없고, 소득에 따라 월 10∼20만엔을 차등 부담할 수 있다.

다른 시설들에 비해 경제적 부담이 적은 탓에 대기자가 300여명에 이를 정도로 설립 직후부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거동이 불편한 중증 장애인들이 우선적으로 입소한다. 개인의 사생활이 존중될 수 있도록 1인실을 사용하지만 입주자와 거의 1대1로 배치되는 직원, 자원봉사자 덕분에 거실과 식당 등 공동 공간에서 활발한 교류가 가능하다.

전국에서 6곳의 ‘라포르’를 운영하는 이키이키 복지회의 오가와 전무이사는 “이곳은 가족이 언제든 면회할 수 있는 체제로 움직이고 있어 가족에게 버림받았다는 소외감을 완화할 수 있다”며 “가족들이 해줄 수 없는 부분을 시설이 제공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고령자 주택이 있다. 우리나라의 실버타운과 유사하며 한국의 주택공사 격인 일본 UR도시기구가 관리·운영하는 ‘보나즈(BonAge)’가 대표적이다. 이 시설은 16년 전에 만들어졌으며 일본 내 노인 복지 시설의 효시로 인식된다. 일반 아파트 단지 한쪽에 자리한 6층 건물에 들어선 이 시설은 37∼74㎡의 다양한 크기의 방을 갖추고 있으며 스스로 거동이 가능한 건강한 사람부터 휠체어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노인까지 모두 110명의 고령자가 입주해 있다.

노인들이 실내에서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공간 내 턱을 모두 없앴고 방마다 비상벨을 설치해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1층 관리실에서 24시간 상주하는 직원들이 쉽게 알수 있도록 했다. 비상벨이 울리면 직원이 즉각 방으로 출동해 문제를 해결한다.

고령자의 키높이에 맞춰 동전 투입구를 낮게 마련한 음료 자동판매기, 노인들이 몸을 지탱할 수 있도록 전면에 손잡이가 있는 현금입출금기 등 주택 내 모든 기구는 고령자가 사용하기 쉽도록 만들어졌다. 연간 1회 건강진단, 월 4회 의료상담, 월 2회 영양상담 서비스까지 제공된다. 그야말로 노인에게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갖춘 시설이다.

그러나 입주하려면 2600만엔(약 3억600만원) 이상의 입주금과 함께 방 크기에 따라 매달 30만엔(약 410만원)가량의 관리비를 내야 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계층만 거주가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요코하마=이경희 기자 sorimo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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