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9일 “수도권 한 종합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 2명에게서 NDM-1(뉴델리 메탈로 베타 락타메이즈-1) 유전자를 지닌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을 분리했다”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50대 남성 환자는 간질성 폐질환을 오래 앓아 스테로이드를 장기 복용해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다. 70대 여성 환자는 당뇨와 화농성 척추염으로 6월부터 입원치료를 받아왔다.
두 환자는 현재 추가 검사에서 NDM-1 CRE 균주가 더 이상 분리되지 않은 음전(陰轉) 상태이지만, 원래 지닌 질환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여전히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두 환자의 감염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추가 정밀조사를 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같은 병원에서 NDM-1 CRE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 2명을 추가로 발견해 현재 최종 확인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의심환자 2명도 다른 환자 2명과 같은 병원의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다.
전병율 복지부 질병정책관은 “NDM-1 CRE는 주로 중환자실에 장기 입원하거나 면역체계가 떨어진 중증환자에게 감염되며, 감염되더라도 치료할 수 있는 항생제가 있다”며 “일상생활에서 감염되거나 전파될 가능성이 희박하므로 일반인은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10월 NDM-1 CRE를 법정전염병으로 긴급 지정하고 지난달 1일부터 NDM-1 CRE에 대해 전국 44개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표본감시체계를 가동해 오다 이번에 2건을 발견했다.
복지부는 병원 내 감염예방 관리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감염대책위원회 설치 의무 대상을 현재 300병상 이상의 150개 의료기관에서 100병상 이상의 1189개 의료기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hip67@segye.com
다제내성균과 NDM-1 CRE=다제내성균은 항생제의 오남용으로 내성이 생기면서 여러 항생제를 써도 죽지 않는 박테리아를 일컫는다. ‘슈퍼박테리아’ 또는 ‘슈퍼버그’로 불린다. 이에 다국적 제약회사가 강력한 카바페넴계 항생제를 만들었는데, 이마저도 듣지 않는 박테리아가 2008년 인도에서 출현했다. 바로 NDM-1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이다. ‘NDM-1’은 카바페넴 항생제를 분해하는 효소를 생성하는 유전자를 가리킨다. NDM-1 CRE 치료 항생제는 티게사이클린과 콜리스틴이 있으나 신장에 무리를 주는 등 부작용이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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